[기자수첩] 내 금니는 안전한가?

[기자수첩] 내 금니는 안전한가?

김유경 기자
2009.12.02 16:41

지난달 송파구 먹자골목에 갑자기 임시 천막이 하나 나타났다. 천막 중간에 가장 큼지막한 글씨로 박혀 있는 건 '금이빨' 이었다. 종로 금은방에서 송파구까지 어르신 금니를 찾으러 출장나온 셈이다. 순간 집에 있는 반돈짜리 금이라도 팔아볼까라는 생각을 해보며 웃었다.

그냥 웃을 일이 아니었다. 금을 주 원자재로 액세서리를 만들고 있는 한 중소기업은 9개월치 금 재료를 미리 사놓고 금 헷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장사를 잘 하고도 키코(KIKO) 손실로 쩔쩔맸는데 이제 금 폭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금값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며 이름 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12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2일 전인미답인 온스당 1200달러대마저 뚫었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에 너도나도 몰린 탓이다. 이제는 온스당 5000달러 예상이 나와도 놀랍지 않다.

이쯤되면 금이 정말 '안전자산'이냐는 의문이 커질수 밖에 없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 나오던 우려들이 사그러들면서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를 재개하고 있다"며 금을 위험 자산으로 분류했다. 최근 금은 가격 변동이 심한 원자재라는 차원에서 '위험자산'이라는 말이다.

안전자산의 사전적 풀이는 위험이 없는 금융자산이다. 금융 투자에는 여러위험이 수반된다. 첫째 두바이 쇼크와 같은 채무불이행위험, 둘째 달러가치 하락과 같은 시장가격변동의 위험, 셋째 인플레이션에 의한 자산의 실질가치가 변동할 위험이다.

현재 안전자산은 뭘까. 세계 경제학자들은 내년에 아시아증시, 특히 중국, 인도, 한국 증시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베어링자산운용사는 최대 30% 급등을 전망했다. 기업의 이익개선을 기대하는 것이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역시 현재 안전자산은 A등급 회사채라고 답했다.

송파구까지 출장나온 종로 금은방 업체는 금니를 얼마나 수거했을까. 최근 보이지 않는 걸 보면 신통치 않았던 모양이다. 어르신들도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안전자산은 금니임을 알고 있기에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연말연시다. 변하지 않는 안전자산,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상기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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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정보미디어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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