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개를 문 꼴”

지난 15일 일본 외환당국의 갑작스러운 외환시장 개입을 두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같은 제목의 기사로 개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다.
오죽 급했으면 그랬겠느냐만은 일본 경제의 강세보다 미국과 유럽 경제의 약세로 엔고가 촉발된 상황에서 개입의 성공가능성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대다수다.
일본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은 미국과 유럽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재정적자 타개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수출촉진 정책에 방해가 됨은 물론이거니와 눈에 가시 같은 중국의 위안화 절상에도 ‘여지’를 주게 됐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올초만해도 중국위 위안화 평가절상을 강조했던 일본으로서는 이번 시장 개입으로 오히려 면을 구긴 꼴이 됐다. 중국은 일본의 시장개입을 적극 지지하며 하룻밤새 적에서 동지로 바뀌었다.
더 큰 문제는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금리보다 환율이 주요 통화정책이었던 말레이시아 인도 싱가포르와 경제 호조로 바트화 가치가 2년래 최고를 경신한 태국은 이번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싱가포르 통화당국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행(BOJ)의 개입은 아시아 국가 중앙은행이 미 달러화의 하락에 대응하는 것을 더 쉽게 만들었다”며 개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태국 중앙은행 총재도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외환시장을 보다 상세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개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일본의 경우 경기부양 조치를 위한 저금리와 낮은 국채 수익률 등 더 이상의 양적완화 정책이 부재한 상황에서 마지막에 빼어들 수밖에 없던 조치가 시장 개입이었다.
실탄이 바닥난 상황에서 다른 국가의 이와 같은 선택도 없으리란 법이 없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으로 정책공조를 약속한 각국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모양새다.
'사람이 개를 물었던' 사고가 어느새 살기 위해 치열할 수 밖에 없는 '개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