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폭발? 체르노빌 사고 어땠나

후쿠시마 원전 폭발? 체르노빌 사고 어땠나

권성희 기자
2011.03.12 17:38

일본 강진의 영향으로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 1호기 주변에서 세슘이 검출되면서 노심 융해(멜트다운, Meltdown)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세슘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 때 검출됐던 원소로 우라늄의 핵분열 과정에서 생긴다.

세슘 등 방사능 유출뿐만 아니라 폭발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일본이 강진과 쓰나미 충격에 뒤이어 체르노빌 원전 사고 같은 원자력 재앙을 맞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세슘 검출과 노심 융해의 의미, 그리고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원인과 파장에 대해 살펴본다.

◆멜트다운 후에도 온도 계속 올라가면 폭발

우선 멜트다운은 노심 용해 혹은 원자력 용해라고도 한다. 원자로에 이상이 생겨 원자로 핵심부의 온도가 정상보다 급속히 높아지면 원자로에 봉인된 보호용기가 녹게 된다.

그 후에도 온도가 계속 상승하면 원자로 핵심부, 핵연료봉 자체가 녹게 된다. 이렇게 되면 초고열을 받은 핵연료가 보호용기를 통과해 녹아내리면서 물을 증발시키고 방사능 증기를 대기 속에 방출하게 된다. 핵연료봉이 녹는 것을 멜트다운, 즉 노심 용해라고 한다.

미국 원자력 발전사상 최악의 사고였던 1973년 3월28일 펜실베이아주 해리스버그 스리마일섬의 원전 방사능 누출사고가 멜트다운 때문이었다. 1986년 4월29일 수많은 사상자를 낸 구 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도 멜트다운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멜트다운으로 검출된 세슘은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공중으로 흩어진 방사능의 주성분이다. 세슘-137은 자연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핵실험 등에 의해 생긴 인공 원소다. 세슘-137의 농도는 방사능 낙진의 영향을 살피는 대표적인 척도로 사용된다.

세슘-137의 반감기(방사선량이 절반으로 주는 기간)는 30년 가량으로 길기 때문에 대기 중에 오래 머물러 있는다. 그만큼 생태계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력도 오래간다. 세슘은 '죽음의 재'의 주성분이며 나트륨에 섞여 인체에 흡수되면 암이나 유전 장애의 원인이 된다.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처럼 후쿠시마 원전도 핵연료가 외부로 누출되는 수준에서 사태가 수습되면 피해 규모를 제한할 수 있다. 하지만 핵연료봉 온도 상승을 막지 못하면 아예 원자료가 폭발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체르노빌 원전처럼 방사능 물질이 공중에 대거 흩어지며 엄청난 재난이 닥칠 수 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원자로 4호기에서 비정상적인 핵 반응이 일어나 대량의 열이 발생했고 이 결과 냉각수가 분해돼 발생한 수소가 원자로 내부에서 폭발하면서 일어났다.

이 폭발로 원자로 4호기 천장이 파괴됐으며 파괴된 천장을 통해 핵 반응을 생성된 다량의 방사능 물질들이 누출됐다. 폭발의 여파로 화재가 발생했으며 이 화재는 진압하는데 10일이나 걸렸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후 1987년까지 화재를 진압하고 방사능을 처리하기 위해 총 22만6000명이 파견됐으며 이 가운데 확인된 사망자만 2만5000명에 달했다. 다만 이 사망자가 모두 방사능 오염과 관계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1998년 발표한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사망자가 3500명이었다.

간접 피해도 엄청났다. 4월26일 원자로 폭발부터 원자로 화재가 최종 진압되기까지 10일간 40여종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대거 외부로 유출되며 인근 지역을 오염시키고 주변 주민들을 병들게 했다.

사고 당시 발생한 방사능 낙진은 체르노빌 주변 러시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 곳곳으로 퍼져 많은 지역을 오염시켰다. 특히 방사능 누출이 심했던 4월26일과 27일 바람이 부는 방향에 있었던 벨라루스는 전국토의 22%가 방사능에 오염됐다.

벨라루스에서는 사고 뒤 갑상선암 발생이 30배나 늘었다. 사고 후 기형아 출산도 늘었다.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큰 '코끼리 머리' 아이들이 출생이 늘었고 뇌수종이나 백혈병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도 상당수 보고됐다. 체르노빌 인근 지역은 아직도 죽음의 땅으로 황폐해진 채 버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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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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