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무너진 소비' 회복까지 최소 2년

日, '무너진 소비' 회복까지 최소 2년

조철희 기자
2011.03.28 16:14

백화점 매출 50% 급감… GDP 60% 차지하는 소비 침체에 경제 회복 불투명

↑일본은 최근 대지진과 원전 사고 영향에 개인소비가 급격히 침체되고 있다. 일본 최대 쇼핑가인 도쿄 긴자 거리가 계획정전과 고객감소 영향에 크게 늦지 않은 시간임에도 많은 네온사인이 꺼져 어두워진 모습이다.
↑일본은 최근 대지진과 원전 사고 영향에 개인소비가 급격히 침체되고 있다. 일본 최대 쇼핑가인 도쿄 긴자 거리가 계획정전과 고객감소 영향에 크게 늦지 않은 시간임에도 많은 네온사인이 꺼져 어두워진 모습이다.

장기적인 침체에 신음하다 올해 겨우 회복이 기대됐던 일본의 소비가 대지진과 쓰나미, 원전 사고 충격에 회복불능 상태에 빠졌다.

최근 도쿄 주요 백화점 매출은 이전보다 절반이나 줄었다. 지진 충격에 3조엔(41조원)의 소비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또 앞으로 소비가 원래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최소 2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소비 침체는 소비심리의 악화가 첫번째 요인. 외식이나 여행 등 여가 소비 감소 추세가 가속화돼 장기적인 소비 침체에 빠질 수 있다. 또 산업 피해에 고용 및 임금 감소도 개인들의 소비력 악화로 이어져 침체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3조엔 소비 손실, 회복까지 최소 2년

일본은 지난달까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4개월 연속 하락할 정도로 디플레이션 상태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일본 정부는 경기회복을 위해 디플레이션 해소를 전면에 내걸고 총력전을 펼쳐 일말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대지진 발생으로 모든 것이 원점 혹은 과거로 돌아갔다.

산케이신문 28일 이번 동북부대지진에 따른 소비 침체가 지난 1995년 고베 대지진 때의 2배 이상에 이르고 회복까지 최소 2년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고베 대지진 때는 지진 발생 이후 1년 동안 1조7500억엔의 소비 손실이 있었다. 지진이 발생한 그해 1월 소비종합지수는 전월 대비 4.9% 급락했다.

이후 지진 발생 전인 1994년 12월 수준으로 회복된 것은 1995년 12월이었다. 약 1년 만이었다. 그러나 이번 동일본대지진에 따른 소비 위축은 원점으로 돌아가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에이힌 리코우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대지진에 따른 소비 손실은 3조엔을 넘을 것"이라며 "본격 회복에 2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의 침체가 장기화되면 일본의 경제회복은 앞날을 기약할 수 없다. 특히 지진에 따른 산업 피해도 소비 악화로 연결된다. 공장이 멈춰서고 도로와 항만 등 물류 인프라가 타격을 입어 생산활동의 침체가 장기화되면 기업들은 수익 압박을 받게 된다. 이에 기업들이 고용과 임금을 줄여 개인소득이 악화되면 소비 침체 압력은 더욱 확대된다.

◇도쿄 백화점 매출 50% 급감…호텔, 극장, 외식, 레저 큰 타격

대지진 발생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심화돼 언뜻 소비가 활발한 것으로도 보이지만 이같은 사재기 현상의 배경인 물자 부족 및 공급 불안이 가라앉으면 곧바로 소비 감소 추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선 외식과 여행 등 여가 소비를 자제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계획정전 영향에 소비자들이 외출을 삼가하고 상점들도 영업시간을 단축해 소비는 발목이 잡혔다.

백화점과 호텔, 음식점, 레저업체 등은 고객이 급감해 실적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도쿄도 내 주요 백화점들은 "하루 평균 매출이 지진 전에 비해 40~50%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나마 물이나 식료품 등 생필품을 사러 오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백화점 매출 주력 상품인 의류와 명품 매장에는 손님이 거의 없다. 계획정전에 영업시간도 단축돼 긴자와 신주쿠, 시부야 등 도쿄 주요 번화가의 백화점 네온사인은 오후 9시만 되면 거의 꺼진다.

호텔업계는 벌써부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도쿄회관은 이번 회계연도의 실적 예상치를 기존 1억6000만엔 흑자에서 1억엔 적자로 전환했다. 연회와 숙박 예약이 잇따라 취소되고 시설 이용객들도 급감한 탓이다. 유명 호텔인 제국호텔은 지진 발생 이후 10일 동안 숙박 예약 취소로 약 10억엔의 손해를 봤다. 손님의 절반을 차지하는 외국인들의 이용이 줄어들었고 연회장 예약도 3분의 2가 취소됐다.

골프장 이용객들도 줄어 지바현의 한 골프장은 매년 1300팀 정도에 이르던 4월 예약이 250팀으로 줄었다. 또 극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의 대표적 극장 운영업체인 워너마이칼은 지진으로 임시 휴업했던 극장의 운영을 순차적으로 재개하기 시작했지만 관객 감소 전망에 영업 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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