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빈 라덴 사망, 반짝 효과 그쳐

[뉴욕마감]빈 라덴 사망, 반짝 효과 그쳐

조철희 기자
2011.05.03 05:29

5일만에 하락…밸류에이션 부담, ISM 제조업 지수 하락 악재 작용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선 오사마 빈 라덴 사망 소식이 큰 빛을 발하지 못했다. 장 초반 투자자들이 반사적으로 내보인 '반짝 효과'에 그쳤다. 오히려 예상만 못한 제조업 지표 결과 등이 악재로 작용해 5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18포인트(0.02%) 하락한 1만2807.36을 기록했다.

또 S&P500지수는 2.39포인트(0.18%) 내린 1361.22로, 나스닥지수는 9.46포인트(0.33%) 떨어진 2864.08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빈 라덴 사망, 반사적 반응 그쳐

9.11테러의 배후로 지목됐던 빈 라덴의 사망은 뉴욕 증시의 랠리를 예고했다. 앞선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상승해 그같은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 그러나 애초부터 빈 라덴의 죽음이 근본적인 시장 변화를 몰고 올 수는 없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오전까진 비교적 탄탄한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심리적이고 반사적인 반응에 불과했다. 오후 들어 혼조세로 변동하더니 시간이 갈수록 낙폭이 커졌다.

오히려 분위기는 더 험악해 졌다. 보복테러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 것. 파키스탄탈레반운동(TTP)은 미국을 제2의 표적으로 천명하며 보복 공격을 경고했다. 리언 파네타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알 카에다가 보복 테러를 기획하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며 경계를 당부했다. 실제로 이날 미국 곳곳에선 경계 수위가 높아졌다.

또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증시 하락 요인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을 꼽았다. S&P500지수의 경우 지난 2008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이어서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두텁다는 지적이다. 채드 모건랜더 스티펠니콜라우스 펀드매니저는 "그동안 매우 큰 폭으로 올라 이제 랠리가 멈추거나 후퇴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SM 제조업 지표 실망감

빈 라덴 사망 소식 효과를 상쇄시킨 것 중 하나는 제조업 지표 실망감이다.

이날 미 공급관리협회(ISM)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4월 제조업 지수는 60.4를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 집계 전문가 예상치 59.5를 상회하고, 확장세를 의미하는 50 이상을 유지한 것이다. 그러나 전달의 61.2에서 0.8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제조업 성장세가 다소 더뎌진 양상을 나타냈다.

다만 이날 발표된 3월 건설지출은 시장 예상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1.4% 증가해 예상치 0.4% 증가를 웃돌았다. 또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며 지난 3월의 2.4% 감소(수정치)에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같은 건설지출 증가는 최근 제조업 경기 향상에 따라 기업들의 공장 건설과 발전소 건설 등이 늘어나고 주택 개조 소비도 반등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아직 주택시장의 회복을 기대하기는 이르다. 콘래드 드콰드로스 RDQ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시장은 계속 바닥에서 덜컹거릴 것"이라며 "의미있는 회복은 2~3년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A주는 상승…인터내셔널콜 31%↑

이날 증시에선 에너지주가 가장 크게 하락했다. 셰브론과 엑손모빌은 각각 1%대 내렸다. S&P500지수에서 석유·가스주는 1.25% 떨어졌다.

반면 인수합병(M&A) 관련주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 제약회사 세팔론은 매각 대상자를 테바로 결정하면서 4% 올랐다. 이달 초 밸리언트의 적대적 인수합병을 거부했던 세팔론은 테바의 주당 81.5달러(총 68억 달러)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였다.

또 석탄생산 업체 인터내셔널콜은 아치콜의 주당 14.6달러(총 34억 달러) 인수 제안을 수용하면서 무려 31% 급등했다.

디지털 비디오 레코딩 업체 티보는 특허권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3% 상승했다.

◇약달러 주춤했지만..

달러는 빈 라덴 사망 소식이 전해지며 약세가 주춤했지만 두드러진 반등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특히 ISM 제조업 지수 하락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통화완화 정책을 더 끌고 나갈 수 있다는 관측에 달러 반등은 쉽지 않았다.

뉴욕시간 오후 4시7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 대비 0.15% 상승한 73.041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달러/유로 환율은 0.1% 오른(달러 약세) 1.482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한때 달러/유로 환율은 1.4902달러까지 상승하며 달러 대비 유로 가치가 16개월 저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빈 라덴의 사망 소식보다 ISM 제조업 지수에 더 큰 영향을 받고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6월 인도분 선물은 전거래일 대비 0.4% 하락한 배럴당 113.52달러로 정규 거래를 마쳤다.

빈 라덴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는 중동 리스크가 완화됐다는 판단이 작용하면서 2.73%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보복테러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유가는 상승세로 전환해 0.8%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4월 ISM 제조업 지수가 전달보다 하락, 미국의 경기회복을 이끄는 제조업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자 원유 수요 감소 관측이 나오면서 유가는 하락세를 굳혔다.

또 금값은 보복테러 우려에 상승하며 또다시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NYMEX 산하 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거래일 대비 70센트 상승한 1557.10달러로 정규 거래를 마쳤다.

반면 은값은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지난주 두 차례에 걸쳐 은 선물에 대한 거래 증거금을 인상한 데 따라 하락했다.

이날 7월 인도분 은 선물은 전거래일 대비 5.2% 하락한 온스당 46.08달러로 정규 거래를 마쳤다. 한때 13%까지 급락키도 했다.

CME의 증거금 인상은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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