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즈펠드 전 국방장관 "빈 라덴 정보는 관타나모 구금자 '인터뷰' 결과"
미국 정보 당국은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의 파키스탄 내 은신처에 관한 단서를 어떻게 확보했을까. 이에 대해 9.11 테러 이후 설치된 관타나모 수용소의 테러리스트들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것이 사실로 밝혀지면 재선을 바라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적잖은 타격이 될 수 있다. 이들에게서 정보를 얻기 위해 고문이 자행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고문 반대는 물론이거니와 부시 전 행정부가 설치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줄곧 주장했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오바마 대통령이 빈 라덴 제거 작전에 성공했지만 고문 등에 관한 언행 불일치로 인해 보수 세력으로부터 비난을 받는 상황에 내몰렸다고 전했다.
빈 라덴 사망이 확인된 뒤 공화당의 스티브 킹 하원의원(아이오와)은 트위터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워터보딩'에 대해 현재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워터보딩'은 물고문의 일종으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9.11 테러의 배후인 알카에다 간부로부터 정보를 얻기 위해 승인했다고 밝혀 논란이 됐던 심문 기술이다. 오바마 정부가 이번 빈라덴 제거 작전 수행에 필요했던 정보를 고문을 통해 확보했음을 슬쩍 흘린 것이다.
미국 보수·공화당 쪽 풀뿌리 정치참여 진영인 티파티 운동을 지지하는 블로거 에릭 에릭슨 역시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폐기하고자 했던 전임 부시 대통령의 각본에 따라 작전을 줄곧 수행했다"며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했다.
보수세력의 이 같은 반응은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공약에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주장하는 등 집권 초기부터 부시의 대테러 전력에 반대한다고 밝혀왔지만, 빈 라덴 제거 작전에서 전임 대통령의 방식을 그대로 차용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부시행정부 네오콘의 핵심인물중 하나로 대테러전을 지휘했던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의 발언은 이 같은 논란을 촉발시켰다.
전날 럼즈펠드는 한 방송에 출연해 "미국이 갖고 있는 빈 라덴의 위치 정보는 유력한 첩보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첩보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이뤄진 (구금자) '인터뷰'의 결과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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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01년 9.11 테러 직후 조지 부시 행정부가 알-카에다 조직원 등 테러 용의자 등의 수감을 위해 쿠바에 설치한 관타나모 수용소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이 때문에 고문 등을 포함해 테러와의 전쟁에서 부시 행정부가 취했던 전략의 유용성에 관한 새로운 논쟁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