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왕추안푸(王傳福) 평가액도 1.8조 감소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펫의 ‘낙점’을 받았던 중국의 전기자동차 업체 비야디(比亞迪)가 창업 16년만에 굴욕을 겪고 있다. 지난해 상장된 뒤 불과 반년 만에 시가총액이 54.3%나 급감했다. 이 여파로 비야디의 지분을 24.24% 보유하고 있는 왕추안푸(王傳福) 회장(창업자)의 지분평가액도 1조8360억원이나 줄어들었다.
비야디는 지난해 6월30일,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뒤 7월8일에 시가총액이 778억5000억위안(약14조13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익이 급감하고 자금사정도 어려워지면서 주가가 급락, 지난해 말 시가총액은 355억9100억위안(6조4064억원)으로 422억5900억위안(54.3%)나 급감했다. 왕 회장의 보유지분 평가액도 188억위안에서 86억위안으로 102억위안이 쪼그라들었다.
1995년에 창업한 비야디가 이처럼 굴욕을 겪고 있는 것은 IT 자동차 신에너지 등 3대 주력부문이 모두 엄청난 투자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이익이 예상대로 증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년 동안 200억위안(약3조4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이익이 나지 않음에 따라 신규 대출로 만기도래하는 옛 빚을 갚는 ‘졔신환지우(借新還舊)’ 상황에 빠져 있다.
지난 상반기 중 비야디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10.8% 줄어든 225억위안에 그쳤다.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이 102억위안으로 4분의 1 수준으로 크게 부진한 탓이다. 이에 따라 순이익은 88.6%나 급감한 2억7500만위안에 불과했다.
비야디의 유동비율(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값으로 부채상환 능력, 즉 재무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중 하나)은 지난해 6월말 현재 0.63배에 불과했다. 같은 시기에 둥펑(東風)자동차의 유동비율이 1.13배, 장안(長安)자동차는 0.96배, 이치(一汽)자동차 0.82배에 비해 비야디의 부채상환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의 증권감독위원회는 지난해 12월27일, 비야디에 대해 액면가 기준으로 60억위안(1조800억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채권발행을 승인했다. 당장 자금난을 면할 수 있게 됐지만, 그만큼 자금사정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 셈이다.
비야디의 재무상태를 장기적으로 연구해오고 있는 한 관계자는 “졔신환지우는 기업의 자금운용에 있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비야디는 수익창출 능력이 부족한데도 고정투자를 과다하게 함으로써 현금흐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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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비야디 주가는 지난 16일, 전날보다 1.34% 떨어진 23.55위안에 마감됐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은 21.97배. 주가가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져 있지만 이익수준에 비해선 여전히 고평가 영역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