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시라이, 루쉰 정신으로 ‘왕리쥔 위기’ 탈출?

中 보시라이, 루쉰 정신으로 ‘왕리쥔 위기’ 탈출?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2012.02.10 13:32

‘왕리쥔(王立軍) 사건’으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중국의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시 당 서기가 근대 사상가인 루쉰(魯迅)을 내세워 위기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보시라이 서기는 지난 7일 열린 충칭시 선전문화업무회의에서 “선전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지들은 단순한 나팔수에 그쳐서는 안되고 사상가가 돼야 한다”며 “선전 담당자들이 진리를 확고히 견지하면서 올바르고 정확한 사회여론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충칭르빠오(重慶日報)가 보도했다.

보시라이는 회의 후 선전부에 중국 근대문학의 선구자인 루쉰의 동상을 전달했다. 보 서기는 루쉰 동상과 함께 전달한 서한에서 "루쉰 선생의 동상을 만들면서 그가 남긴 격언인 `적들의 비난은 무시해도 되지만 국민을 대할 때는 순한 소처럼 고개를 숙여야 한다(橫眉冷對千夫指, 俯首甘爲儒子牛)'는 말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루쉰의 작품 `자조(自嘲)'에 나오는 이 글귀는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이 국민당과의 내전 때 공산당원이 가져야 할 자세를 언급하면서 인용함으로써 중국에서 널리 알려졌다.

보 서기가 마오가 사용했던 루쉰의 글귀까지 인용하며 선전작업 강화를 강조한 것은 왕리쥔 사태가 표면화된 이후 고개를 드는 그의 정치적 야심이나 용인술, 성품 등에 대한 비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여론을 자신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달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충칭시는 지난 2일 보시라이 서기의 오랜 측근이자 `치안영웅'으로 불리는 왕리쥔이 공안국장과 공안국 공산당 위원회 서기에서 물러나고 교육, 환경 분야를 담당하는 부시장 직만 맡게 됐다는 인사조치를 발표했다.

왕리쥔 부시장은 이에 불만을 품고 지난 6일 청두(成都)의 미국 영사관에서 하룻밤을 체류한 뒤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보시라이의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왕리쥔은 지난 3일 반체제 사이트인 보쉰닷컴(http://boxun.com)에 `전 세계에 보내는 공개 서신'을 보내 보시라이 서기를 "최대 간신"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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