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경제위기 속 교육을 논한 프랑스

[기자수첩]경제위기 속 교육을 논한 프랑스

김국헌 기자
2012.09.0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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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란 프랑스 영화가 있다. 아랍 소년이 경찰 심문으로 혼수상태에 빠지자 폭동이 일어났고, 세 청년이 우연히 그 속에서 경찰의 총을 손에 넣게 되면서 벌어진 사건을 줄거리로 하고 있다. 프랑스에 이슬람교도 500만명이 살고 있고, 인종차별은 이미 오래된 사회 문제다. 이것이 윤리 교육의 필요성으로 불거졌다.

유럽 재정위기로 제로 성장률과 실업자 300만명 문제를 안고 있는 프랑스가 윤리교육 논쟁에 휩싸였다. 17년 만에 집권한 프랑스 좌파 정권의 뱅상 페이옹 교육부 장관이 45년 만에 윤리 교육 부활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주목할 점은 이 논쟁의 초점이다. 부활 찬반보다 교육의 내용이 쟁점이 되고 있다. 좌파조차도 컨센서스를 이룰 수 있을지를 두고 의구심을 보였다. 한국 사회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면, 경제위기부터 해결하고 나중에 논의하자는 지적이 나왔을 것이다.

페이옹 장관은 사회가 "프랑스의 회복은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지성적이고 도덕적인 것"이라며 프랑스 아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것을 돕기 위해 비종교적 도덕(la morale laique) 교육을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돈의 가치, 경제적 경쟁, 이기심"으로 뒤덮였을 때 헌신, 연대 등과 같은 프랑스의 가치가 현재에도 계속 이어질지 우려를 표시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전임자인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 정권에서도 윤리 교육 부활 논의가 있었고, 프랑스 사회는 진지하게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지 고민하고 있다. 우파인 사르코지 정권은 교원과 학교 인력을 1만3000명 감원했지만, 윤리 교육 부활을 주장했다.

휴스턴 대학의 로버트 자레츠키 교수는 프랑스의 미래를 위해 필수적인 문제를 건드렸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사학자 장 보베로는 학생들이 달라진 세상에서 성공적으로 경쟁하기 위해 기술, 언어, 지식 등을 필요로 하지만 다른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레츠키 교수는 보베로의 말을 인용하며 만약 이 논의가 구체적인 결실을 맺지 못한다면 프랑스를 동정할 만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자유를 찾아온 새터민, 일자리를 찾아온 조선족, 다문화 가정 등으로 한국 사회도 차별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학생들의 자살 동기는 성적 비관에서 왕따로 바뀌었다. 한국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도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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