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스리랑카 미성년 가정부 참수형

사우디, 스리랑카 미성년 가정부 참수형

이호기 기자
2013.01.11 08:33

스리랑카 관용 요청 무위로 끝나..국제인권단체 맹비난..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2005년 돌보던 아기를 살해한 혐의로 스리랑카 가정부였던 리자나 라피크(25)를 참수형에 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시 라피크는 17살 미성년자였지만 스리랑카 브로커를 통해 여권에 나온 나이를 23살로 위조해 사우디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유튜브 동영상 캡처)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2005년 돌보던 아기를 살해한 혐의로 스리랑카 가정부였던 리자나 라피크(25)를 참수형에 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시 라피크는 17살 미성년자였지만 스리랑카 브로커를 통해 여권에 나온 나이를 23살로 위조해 사우디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유튜브 동영상 캡처)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2005년 돌보던 아기를 살해한 혐의로 스리랑카 가정부를 참수형에 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리랑카 정부와 국제인권단체들은 이에 대해 인권 유린이라고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우디 내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리자나 라피크(25)라는 스리랑카 출신의 여성에 대한 참수형이 집행됐다고 밝혔다. 사우디 정부 성명에 따르면 라피크는 2005년 자신이 돌보던 생후 4개월 아기의 엄마와 의견 차이로 인해 다툰 후 홧김에 아기를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그녀는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다.

라피크의 참수형 집행 사실을 확인한 스리랑카 외무부는 9일 웹사이트에 성명을 내고 "마힌다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과 정부 차원의 노력 및 국내외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사건 당시 17살이었던 가정부 라피크가 사형된 것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라자팍사 대통령과 장관들이 사우디 정부에 사형 집행을 중지하도록 몇 차례 호소했고, 라피크의 부모도 2008년과 2011년 사우디를 방문해 그녀를 만났다.

라피크가 2007년 사우디 당국에 의해 살인죄로 기소된 후 국제앰네스티(AI)와 휴먼라이츠왓치(HRW)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사우디에 관용을 베풀라는 탄원을 수없이 제기했다. 그러나 이번 사형 집행으로 그들의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라피크가 실제로 아기를 살해했는지에 대해서는 사건 당시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다. 국제앰네스티(AI)에 따르면 라피크는 사우디 당국에게 범행을 시인하라는 강요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죽기 전까지 범행을 부인했다. 인권단체들은 라피크가 그녀가 변호사의 도움과 제대로 된 통역 지원도 받지 못했다며 재판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시 라피크가 17세로 미성년자였던 점도 문제가 됐다. 사우디는 미성년 범죄자 사형을 금지한 국제조약에 가입한 국가이지만, 이번에 사형을 집행하면서 그것을 어겼기 때문이다. 국제 인권단체 HRW는 "미성년 범죄자에 대해 사형을 실시하는 나라는 사우디와 이란, 예맨 등 전 세계에 3개뿐"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법적으로 미성년자 가정부 고용이 불가능한 나라인 사우디에서 라피크는 서류상으로 나이를 고쳐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스리랑카 직업소개소의 브로커가 여권에 나온 그녀의 출생일을 23살로 위조했지만, HRW가 직접 출생증명서를 통해 당시 그녀가 17살이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