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소비재"… 내년부터 부가가치세율 19%→7%

독일이 2020년부터 생리대 등 여성 위생용품에 붙던 부가가치세를 현행 19%에서 7%로 대폭 낮추기로 했다. 인구 절반이 매달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소비재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다.
도이치벨레(DW)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독일 의회는 생리대와 탐폰, 생리컵 등 위생용품에 붙던 일명 ‘탐폰세'(Tampon Tax)를 내년 1월 1일 7%로 낮추는 안을 통과시켰다. 19%인 현재의 3분의 1 수준이다. 독일 의회는 올 초부터 ’탐폰세‘ 인하를 요구하는 20만 명 시민의 서명을 비롯해 수많은 온·오프라인 청원을 받았다.
독일 여성운동 단체들은 꾸준히 ’탐폰세‘ 인하를 촉구하며 청원운동을 벌여왔다. 이들은 꽃이나 반려동물조차 ’소비재‘로 분류돼 세율 혜택을 적용받는 데 반해, 여성이라면 싫든 좋든 사용해야만 하는 생리용품에 ’사치재‘와 같은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건 부당하다고 항의해왔다. 특히 생리용품을 구매하기 힘든 빈곤층 여성에게 큰 부담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의회는 지난 7월까지만도 “생리용품에 붙는 19% 세율은 차별이 아니다”면서 세율 인하 요구를 외면했다. 이에 한 단체가 책 사이에 탐폰 15개를 끼워 파는 방식으로 ’탐폰세‘의 부당함을 고발했다. 독일에서 책은 ’필수 소비재‘로 분류돼 세율이 7%다.
독일 의회의 남성 쏠림 현상이 부당함을 호소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걸 막아왔다는 지적도 나왔다. 울레 샤웁스 녹색당 대변인은 DW에 “전체 의석 3분의 2 이상을 남성 의원들이 메운 독일 의회에서 (탐폰세 같은) 이슈가 논의되지 않았던 건 놀라울 일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탐폰세‘는 독일만의 뜨거운 감자는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생리에 붙는 세금‘을 없애거나 낮추라는 요구가 거세다. 이에 케냐는 2011년 생리용품에 붙는 부가가치세를 아예 없앴고, 유럽에서는 아일랜드가 일찍이 ’탐폰세‘를 없앴다. 인도는 7월 생리대에 부과하던 12% 세금을 폐지했고, 캐나다도 2015년 생리용품 면세를 결정했다. 미국에선 대다수(36곳) 주가 탐폰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지난 2년간 뉴욕, 일리노이, 플로리다, 코네티컷주에서는 폐지했다.
한편 EU(유럽연합)는 최소 소비세율을 5%로 삼고 있는데, 지난 2016년 회원국들이 생리용품에 붙는 세금을 2022년부터 폐지할 수 있게 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