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미국이 자국 반도체 수요의 절반을 미국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에 난색을 표했다. 아직 미국과 무역협상을 매듭짓지 않은 대만이 향후 협상에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의 협상 대표팀을 이끄는 정리쥔 부행정원장(부총리 격)은 이날 "미국이 필요한 반도체 50%를 미국에서 생산하겠단 아이디어는 미국 정부에서 나온 것이며 대만은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정 부행정원장은 "이 문제는 현재 협상 단계에서 논의되지 않았으며 그런 조건에 합의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날 발언은 앞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보수 매체 뉴스네이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은 반도체 생산에서 과도한 해외 의존에 따른 위험을 줄여야 한다며 미국과 대만이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을 50대 50으로 분할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최근 트럼프 정부가 반도체 기업들이 해외와 미국 내 생산량을 1:1로 맞출 때 반도체 관세를 면제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4월 반도체 관세 부과를 위한 준비 작업으로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조사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같은 아이디어는 TSMC의 2나노(㎚, 1㎚=10억분의 1m) 생산 공장 등 첨단 반도체 공장이 집중된 대만을 미국이 지켜줄 것이라는 기존 '실리콘 방패론'을 부정하는 것이다. 향후 대만과 무역협상에서 미국이 생산시설 이전을 강하게 요구할 경우 긴장이 커질 수 있다.
한편 트럼프 정부는 8월부터 대만에 대한 상호관세 20%를 부과하고 있다. 다만 대만의 대미 수출품 가운데 7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와 반도체 관련 제품은 아직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조사가 진행 중이라 상호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