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집단 자위권 행사 가능' 발언으로 촉발된 양국 갈등에 압박 수위를 연일 올린다.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단 조치에 이어 정부와 당의 공식 입장을 전달하는 관영 언론은 다카이치 총리의 사과가 없다면 더 강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단 점을 시사했다.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는 중국이 희토류를 지렛대로 일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올라온다.
![[경주=AP/뉴시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1일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31.](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11/2025112014461253345_1.jpg)
관영 신화통신은 20일 논평을 통해 '다카이치 총리가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지 않으면 80년 전보다 더욱 철저한 실패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화통신은 다카이치 총리를 1945년 일본 패전 이후 처음으로 대만 문제에 무력 개입 의도를 드러낸 지도자로 규정하며 그의 발언이 중일 관계의 기초를 근본적으로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관영 환구시보도 논평을 통해 중국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단 점을 분명히 했다. 환구시보는 '만약 일본이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지 않고 도발적 행동을 한다면 중국은 더 강력한 대응 조치를 취할 이유가 충분히 있다'고 경고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 후 2주간 중국은 일본에 대한 실질적 압박 수위를 빠르게 올리고 있다. 중국인의 일본 여행과 유학 자제 권고에 이어 일본 영화 상영을 무기한 연기했으며, 지난 5일부터 재개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다시 전면 중단했다. 특히 수산물 수입 중단은 일본 수산업에 실질적 타격을 주는 조치다. 중국은 2021~2022년 일본 수산물 수출의 25% 안팎을 수입하는 큰손이었다. 환구시보는 이와 관련,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후 일본 여행사 예약이 급감하고 일본 증시와 국채 하락폭이 커졌다며 그의 잘못된 발언으로 일본 경제와 사회 발전의 모든 측면에서 뚜렷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단 관측도 나온다. 시나차이징 등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중국이 희토류를 통제할 경우 일본이 입게 될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시나차이징은 올해 일본의 대중 희토류 의존도는 60% 수준으로 파악되며 일본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등을 경유해 중국의 희토류를 우회 조달하는 사례도 있어 실제 의존도는 더 높을 것이란 글을 게재하며 일본이 계속 독단적으로 움직이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것은 일본 경제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 2010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충돌해 중국인 선장이 구속됐을 때에도 일본에 희토류 수출 통제를 해 효과를 본 일이 있으며, 최근 미국과 1년 무역전쟁 중단 합의를 이루는 데에도 희토류 수출 통제가 주요 역할을 했다.
한편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중일 관계가 급격히 냉각된 가운데 중국이 오는 24일 개최 예정인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에 불참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는 2007년부터 한중일 3국 간 문화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매년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