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t보기] 독일에 더 보내고 일본 '제로판다' 만든 中 판다외교

일본에 마지막 남은 쌍둥이 판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가 지난 27일 중국으로 돌아가면서 일본이 54년 만에 '제로 판다 시대'를 맞았다. 1972년 처음 일본에 들어온 중국 판다는 그간 일본인들에게 동물원의 스타 이상이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당시 아이들에게 웃음을 되찾고자 추진한 것도 판다를 들여오는 것이었다.
마지막 판다의 귀환 소식에 이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는 인파가 도쿄 우에노동물원에 몰렸다. 관람 경쟁률은 25대1에 달했고 팬들은 1분씩 제한된 관람 시간 속에 작별 인사를 건넸다. 해외 매체들은 중일 간의 정치적 갈등이 일본인들에게 정서적 상실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인 '판다노믹스'까지 끊어버렸다고 평가한다.
일본과 중국의 '판다 외교'는 1972년 국교 정상화 이후 양국 관계의 온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였다. 중국은 1972년 일본과의 외교 관계 정상화를 기념해 우에노 동물원에 '칸칸'과 '란란'을 선물(기증)했다. 이들은 귀여운 외모로 일본 열도에 판다 붐을 일으켰고, 하루에만 우에노 공원에 약 6만명이 몰렸다. 이를 두고 당시 현지 언론은 '판다 쇼크'라 불렀다.

일본이 제로 판다 시대를 맞게된 건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임대 연장과 더불어 신규 판다를 대여하지 못해서다. 중국은 1980년대부터 멸종 위기 야생 동식물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판다를 번식 목적으로만 '대여'하고 있다. 판다 소유권을 지닌 중국은 이를 외교 전술로 활용한다. 관계국과의 상황에 따라 대여 혹은 반환 여부를 결정짓는 것이다.
중국은 2011년 우에노 동물원에 온 '리리'와 '싱싱'을 끝으로 일본에 판다를 대여하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중국 측에 새로운 판다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지만 긍정적인 답을 얻지 못했다. 최근 중국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할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왔다.
판다를 외교무기로 쓰는 건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중국은 최근 관계 개선 분위기를 타고 있는 한국에는 추가 판다 대여를 검토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중정상회담에서 "중국과 가까운 이웃으로 상생하기 위해 판다 한 쌍을 제2호 국가거점동물원인 광주 우치동물원에 대여해달라"고 제안한 것이 계기다.
중국은 앞서 메르츠 독일 총리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독일에 판다 두 마리를 추가로 보내기로 했다. 최근 우호관계 구축에 나선 프랑스에도 2027년에 새로운 판다를 대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중국은 '국가 1급 보호 동물'을 외교 수단으로 활용중이다.

일본이 '판다 제로' 시대를 우려하는 건 외교 때문만은 아니다. 한동안 '판다관광'으로 수익 올렸던 동물원을 비롯해 주변 상권이 침체될 수 있어서다. 우에노 관광연맹 명예 회장인 후타츠기 타다오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판다를 보러 우에노에 온다는 점에서 도시에 미치는 충격은 헤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선 2008년에도 일본은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마지막 일본 소유의 판다였던 '링린'이 2008년 사망하면서 판다가 사라지자 그해 우에노 동물원의 방문객 수가 60년 만에 처음으로 30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일본이 판다의 경제적 효과 '판다노믹스'의 중요성을 느낀 사례였다. 미야모토 가츠히로 간사이 대학 명예교수는 일본에서 판다가 사라지게 되면 1년 동안 최소 약 195억엔(1832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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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중국이 중국이 '판다 외교'를 지렛대 삼아 일본 시민들에게 중일 관계의 엄중함을 알리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기대와 달리 양국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교토외국어대 교수를 지낸 공공외교 전문가 낸시 스노우 박사는 닛케이아시아 기고에서 "판다와 관련된 이번 결정은 (일본 내 대중국) 태도를 완화하기는 커녕 중국을 '실리만 따지고 응징적인 나라'로 인식하게끔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