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쿠바에 에너지 봉쇄 조치를 취하면서 쿠바가 연료 고갈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쿠바 정부는 10일(현지시간)부터 3월11일까지 수도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서 항공기 급유가 중단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에어캐나다, 웨스트젯, 에어트랜짓 등 캐나다 항공사들은 쿠바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에어캐나다는 쿠바 현지에 아직 관광객 약 3000명이 체류 중인 만큼 이들의 귀국을 위해 앞으로 며칠간은 출발지에서 추가 연료를 채운 빈 항공기를 띄우고 필요시 중간 급유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스페인 항공사 에어유로파는 10일부터 마드리드-아바나 노선 운항 시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 공항에 들러 급유한단 방침이다.
이런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에 에너지 공급을 사실상 차단하면서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쿠바와 석유 거래국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 결과 쿠바는 지난 1월 10년 만에 처음으로 석유 수입이 제로(0)까지 떨어졌다.
트럼프 정부는 올해 초 베네수엘라 기습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압송한 뒤 쿠바 공산 정권에도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쿠바는 그간 마두로 정권을 지원하는 대가로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싸게 공급받으며 경제 위기를 가까스로 버텨왔다. 트럼프 정부는 베네수엘라라는 버팀목이 사라진 가운데 쿠바 정권을 벼랑끝으로 내모는 셈이다.
쿠바의 연료 부족은 이미 관광 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주요 외화 획득원이던 해변 리조트 관광 산업도 위기에 직면했다. 최소 두 곳의 대형 리조트가 운영 중단을 예고했다. 당국은 체류 중이던 관광객들을 전력 사정이 더 나은 지역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아바나 전역의 주유소에선 연료를 얻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쿠바 전역의 주민들은 취사용 가스부터 식수, 전기까지 전방위적인 물자 부족에 직면해 있다.
쿠바에 에너지를 지원하겠단 나라는 보이지 않는다. 러시아는 미국의 봉쇄 작전을 비판하며 쿠바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부담이 큰 러시아가 쿠바를 챙길 가능성은 낮단 관측이 많다. 중국 역시 에너지 분야에 대한 직접 지원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로선 멕시코가 유일하게 쿠바 지원에 의욕을 보인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인도적 목적으로 석유 공급 재개를 위해 트럼프 정부와 협상하고 있으며 8일 분유, 고기, 통조림 등 800톤의 식량을 실은 배를 출항시키는 등 물자 지원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