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달 말 방중을 앞두고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미국이 새로 발효한 10% 글로벌 관세가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이와 맞물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미국산 대두 수입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미·중 양측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 고위급 무역협상이 다음 주 말 파리에서 개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각각 대표단을 이끌고 협상에 참석할 예정이다.
SCMP는 양측이 △관세 문제△희토류△대두 거래△투자 협력 등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협상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에서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협상은 지난해 4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로 촉발된 '관세 전쟁' 이후 양국 간 여섯 번째 협상이다. 앞선 다섯번의 협상을 통해 양국은 서로 부과했던 관세 상당 부분을 취소하고 주요 제재조치를 유예하는 등 '관세 휴전'에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 달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등에 부과했던 20% 관세를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리자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행정명령을 통해 10%의 글로벌 관세를 다시 부과한 상태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기존 펜타닐 관세 및 상호관세에 대해 취했던 대응 조치를 조정할지 여부를 적절한 시점에 결정할 것"이라고 반응했다. 지난해 중국은 미국의 펜타닐 관세와 상호관세 등 미국의 조치에 대응해 희토류 수출 통제와 미국산 대두 수입 등 제재 조치를 내놨고 같은 해 10월 말 경주 APEC을 계기로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이 같은 조치들을 잠정 유예했다. 경우에 따라 이 같은 조치들을 되살릴 수 있단 경고로 해석됐다. 이번 파리 협상을 앞두고 양측 소식통을 통해 '관세 문제, 희토류, 대두 거래'가 핵심 의제가 될 것이란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협상이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열린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중국의 전체 원유 수입량 중 약 13~14%를 차지하는 이란산 원유의 지속가능한 도입 전망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중국이 수입 원유 물량의 40% 가량을 들여오는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도 봉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중동 갈등은 중국 경제 전반에 곧바로 영향을 줄 변수인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서방 언론에선 "트럼프가 베이징을 정조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