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혐오하는 두바이, 그러나 미사일도 무너뜨리지 못한 저력 [PADO]

모두가 혐오하는 두바이, 그러나 미사일도 무너뜨리지 못한 저력 [PADO]

PADO 국제시사문예지
2026.03.21 06:00
[편집자주] 파이낸셜타임스의 칼럼니스트 자난 가네시는 지적으로 흥미로운 사람들을 빠르게 발견하는 자신만의 방법 중 하나로 '두바이 테스트'를 소개합니다. 두바이에 대한 생각을 물었을 때 그곳을 단순히 평가절하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걸러도 된다는 겁니다. 많은 이들이 '천박한 자본주의 도시'로 무시하는 두바이에 무엇이 있길래 이런 '두바이 테스트'까지 있는 걸까요? 월스트리트저널의 3월 6일자 기사가 그 단초를 제공합니다. 정치를 '공동체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라 정의한다면, 인류 역사상 그 체제는 무척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군주제, 귀족정, 혹은 다수결에 의한 민주주의 등이 그 예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영·프 근대 시민혁명 이후 민주주의 체제가 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를 주도하고 있으나, 긴 역사의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군주제가 주류였던 시기가 훨씬 길었습니다. 7개 토후국이 연합한 아랍에미리트(UAE), 특히 최대 도시 두바이의 부상과 그들이 지닌 세계적 영향력 역시 이러한 체제의 다양성 측면에서 매우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두바이는 거주민의 절대다수가 장기 체류 비자나 영주권을 지닌 외국인이며, 순수 국민(citizen)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보편적인 민주국가의 시각에서는 다소 낯선 정치·사회 시스템이지만,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역사적 구조에 비추어 보면 그 작동 원리를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고대 아테네는 사회 계급을 시민, 외국인, 노예로 엄격히 구분했습니다. 소수의 특권층인 '시민'은 참정권을 누리는 대신 국방의 의무를 전담하며 국가 운영에만 매진했습니다. 반면 상공업을 통해 부를 창출하는 역할은 외국인들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은 병역을 면제받는 대신 막대한 세금을 납부하여 아테네의 재정과 외교, 전쟁의 물적 기반을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밑바탕에는 가사와 육체노동을 담당하는 노예 계층이 존재했습니다. 작금의 두바이와 UAE의 국가 운영 방식도 이와 유사합니다. 소수의 자국민은 국가를 위한 권리와 의무를 배타적으로 행사하며, 전 세계의 자본과 인재들은 경제적 이익을 좇아 두바이로 몰려듭니다. UAE는 이처럼 독특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자국 인구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막강한 국제적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군사력은 물론, 축적된 국부펀드를 무기로 중동 각국의 지정학적 질서에 깊숙이 개입합니다. 일례로 리비아가 동서로 분열되어 장기 내전을 치르는 배경에도 UAE와 카타르 간의 치열한 지역 패권 경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두바이의 생존 및 발전 모델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획일화된 체제를 넘어 우리의 정치·행정적 상상력을 확장하는 훌륭한 연구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두바이의 스카이라인. /사진=AP/뉴시스
두바이의 스카이라인. /사진=AP/뉴시스

두바이 혐오가 유행이다.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신흥 도시 두바이는 그곳에 가보지 않았거나, 부르즈 할리파 초고층 빌딩, 해변의 술과 함께하는 브런치, 끝없이 이어지는 쇼핑몰 같은 관광명소만 잠시 둘러본 사람들 사이에서 특히 혐오를 받는다.

그래서 지난 며칠간 두바이와 아랍에미리트(UAE)의 다른 지역들이 약 1400기의 이란 미사일과 드론의 공격 대상이 되었을 때, 해외의 반응은 종종 고소해하거나 비꼬는 것이었다.

소셜미디어는 도망치는 인플루언서, 세금 회피자, 암호화폐 투자자들에 대한 농담과 밈으로 가득 찼다.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으로 손꼽히던 두바이 공항이 이란의 공격으로 폐쇄되자, 일부 고립된 외국인 거주자들이 위험을 피해 탈출하기 위해 1인당 25만 달러(3억5000만 원) 이상을 지출했다는 소식이 관심을 모았다.

이 흔치 않은 도시에서 삶을 꾸리기로 선택한 각계각층의 400만 명 사람들에 대한 동정심은? 거의 없었다. 자리를 지키고 다음 날 출근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헤드라인을 장식하지 못했다.

두바이가 일시적인 신기루이며, 위기가 닥치면 허물어질 모래 위에 지어진 할리우드 세트장 같은 곳이라는 생각은 이란에서도 틀림없이 갖고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이는 이란이 자신들을 공격한 이스라엘보다 공격하지 않은 UAE에 더 많은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기로 결정한 핵심적인 이유였을 수 있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두바이와 UAE 모델의 종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죠. 이란은 아마도 바로 그런 공황을 조성하려고 했을 거예요." UAE 학자인 압둘칼레크 압둘라가 말했다. "하지만 정반대의 일이 일어났죠. 두바이는 거품이 아닌, 회복력이 있고 실력 있는 장소임을 입증했어요. 이보다 더 실력을 보여줄 수는 없죠."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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