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온탕' 트럼프에 요동치는 국제유가…"이란과 곧 합의" 진실은?

'냉온탕' 트럼프에 요동치는 국제유가…"이란과 곧 합의" 진실은?

양성희 기자
2026.03.30 16:16

[미국-이란 전쟁] (종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조만간 합의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중동을 둘러싼 긴장감이 다소 누그러졌다. 다만 미국이 대이란 지상전을 검토하고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참전하면서 확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냉온탕을 오가는 트럼프 대통령 메시지에 국제 유가는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이란과 협상 매우 잘 되고 있어…조만간 합의할 듯"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 직·간접적으로 협상 중"이라며 "협상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합의가 이뤄질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같은 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도 이란과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휴전 협상이 며칠 안에 타결될 수 있는지 묻는 말엔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면서도 "우리는 지금까지 약 1만3000개 목표물을 타격했고 약 3000개가 남았다"며 "협상은 꽤 빨리 끝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협상 가능한 파트너인 점을 강조하면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가 사망한 뒤 사실상 이란에서 정권 교체가 일어났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전에 상대해본 적 없는 사람들을 상대하고 있다"며 "완전히 다른 집단인데 이것이 정권 교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메네이의 차남인 이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에 대해선 "죽었거나 상태가 아주 안 좋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와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전부터 대형 유조선 20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이란이 문을 열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서는 "이란이 협상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허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렌트유 이달 들어 50% 폭등, 최대 월간 상승률 기록할 듯

이날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국제 유가가 다시 치솟는 가운데 나왔다. 국제 유가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는 30일 아시아 시장에서 개장 초반 배럴당 115달러 안팎에서 움직였고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도 배럴당 100달러 넘는 가격에 거래됐다.

블룸버그통신·CNBC 등은 브렌트유 가격이 이달 들어 50% 이상 폭등해 사상 최대 월간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밴티지글로벌프라임의 헤베 첸 수석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한 달간 단기적이고 제한적인 전쟁을 예상했는데 주말 후티 반군의 개입으로 낙관론이 무너졌다"며 "장기전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유가와 증시를 안정시키기 위해 협상 타결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월요일 아침 주식시장 개장을 앞두고 나왔다"고 전했다.

이란 하르그섬 위성사진/사진=AFP
이란 하르그섬 위성사진/사진=AFP
트럼프 "이란 석유 차지하고 싶어…하르그섬 쉽게 점령 가능"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렬 가능성을 함께 언급했고, 이란 경제 생명줄과 다름 없는 하르그섬에 대한 장악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기내에서 이란과 협상이 순조롭게 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다"며 "이 때문에 협상을 하는 한편으로 공격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휴전 협상) 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이란은 국가로서 존립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FT 인터뷰에서는 "가장 원하는 일은 이란의 석유를 차지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하르그섬을 점령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에겐 여러 선택지가 있다"며 "만약 점령하게 되면 한동안 주둔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하르그섬 방어 상황에 대해선 "방어랄 게 없다고 본다"며 "우리는 아주 쉽게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상전 초읽기…5만명 넘는 미군 병력 중동에 속속 집결

그런 가운데 미국의 대이란 지상전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특수부대원 수백명이 29일(현지시간) 중동에 도착해 수천명의 해병대원, 공수부대원들과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군 관계자를 인용해 이들이 아직 구체적인 임무를 부여받지 않았지만 호르무즈 해협 안보를 위해 배치되거나 하르그섬을 점령하는 작전에 투입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는 고농축 우라늄을 겨냥한 작전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중동에는 5만명 넘는 미군이 주둔한 상태다. 지상 작전을 염두에 두고 병력을 늘려 평소보다 1만명 더 많아졌다. 미 국방부(전쟁부)가 지상군 투입 작전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도 나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만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상전을 개시할 경우 몇 주 혹은 몇 달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예멘 후티 반군과 지지자들이 예멘 사나 북부 아라브에서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무장 집회에 참여한 모습. 당시 후티는 이스라엘의 공습 가능성에 대비해 총동원을 선언했다. /사진=신화통신(뉴시스)
지난해 11월 예멘 후티 반군과 지지자들이 예멘 사나 북부 아라브에서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무장 집회에 참여한 모습. 당시 후티는 이스라엘의 공습 가능성에 대비해 총동원을 선언했다. /사진=신화통신(뉴시스)
후티 참전이 불러올 파장…홍해까지 막히면 세계경제 재앙

더욱이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참전해 확전이 불가피해졌다. 이들은 이스라엘이 공격을 중단할 때까지 군사작전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후티 반군이 공격을 확대할 경우 홍해 주변 해상 항로를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 이들은 2023년 가자지구 전쟁 당시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며 해상 교통을 방해한 전력이 있다.

이미 세계 원유 물동량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전세계적인 타격이 심한 상황인데 후티가 원유 수송에서 12%를 차지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막을 경우 세계 경제는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FT는 예멘 전문가를 인용해 "이란의 가장 강력한 무장 동맹이 참전했다"며 "그들의 개입은 전쟁을 더욱 확대시키고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등을 통해 세계 무역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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