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정상화 국면에 돌입하면서 중동 에너지 업계 역시 유전 재가동에 나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동 산유국들은 생산 정상화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한 관료는 "분쟁 초기 생산을 가장 잘 반등시킬 수 있는 상태로 만들기 위해 유전 폐쇄 시기의 시차를 고민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점에서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정유 기업들은 해협이 열리면 2주 안에 전쟁 전 생산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프랑스 에너지 기업인 토탈에너지의 패트릭 푸얀네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6일 프랑스 의회에서 "해협이 진정으로 열리는 시기로 돌아간다면 향후 6개월 이내에 시장의 정상 운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이란 간 합의는 이 지역에 흩어져 있는 유전과 정유소들이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하라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내에서도 상황은 엇갈린다. 이라크의 한 관료는 "장기 폐쇄로 유전이 파라핀 같은 물질로 막혀 이전 수준으로 복구하는 것은 느린 과정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이라크 남부 바스라 석유 공사의 고위 관료는 "이번 주 생산량이 이미 전쟁 초기보다 하루 약 5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우드 매켄지의 업스트림 분석 책임자인 프레이저 맥케이는 "이 정도 규모의 공급 복구는 완전히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전쟁 전 생산량의 70%는 3개월 이내에, 90%는 6개월 이내에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원유를 휘발유·경유 같은 최종 연료로 가공하는 정유시설의 재가동은 더 장기적인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수 장비와 복잡한 엔지니어링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데이터 분석업체 IIR 에너지에 따르면 중동 지역의 주요 정유공장 6곳에서는 하루 약 140만배럴 규모의 정제 능력이 가동 중단된 상태다. 전쟁 이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출되던 정제연료 물량의 20%를 웃도는 규모다.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정상 가동을 위해서는 유조선 배치, 유전 재가동, 손상된 시설 복구, 기뢰 제거 작전 등 후속 조치가 필수적이다. 또한 선주들이 호르무즈 해협 운항을 기피하거나 이란이 통행료를 부과하거나 종전 협상이 다시 흔들릴 경우 해협 정상화는 다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