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화장품 수출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시장(ODM·OEM)도 계속 커지고 있다. 현 화장품 제조시장이 코스맥스(216,000원 ▲12,500 +6.14%)와 한국콜마(87,500원 ▲3,000 +3.55%)의 양강구도로 짜여진 가운데 화장품 원료(소재) 기업을 포함해 제약회사 등도 신규로 뛰어들며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이 55억 달러(약 7조45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2.7%, 16.8% 증가한 25억8000만 달러(약 3조5000억원), 29억3000만 달러(약 4조원)를 기록했다. 2분기의 경우 가장 수출액이 많았던 지난해 4분기보다도 1억1000만 달러(약 1500억원) 늘어났다.
앞서 발표한 산업통상자원부 통계도 이를 뒷받침했다. 지난달 화장품 수출액은 9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이는 역대 6월 중 최대 실적이다. 관세와 환율, 미국 내 정치적 불확실성 등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늘어난데다 유럽과 중동 등에서 호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화장품 제조시장도 호황을 맞으면서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양분하고 있는 시장에 신규 주자들도 속속 진출하고 있다.
실제로 화장품 소재 전문기업인 '엔에프씨(7,050원 ▼150 -2.08%)'고 최근 매출 규모를 키우고 있다. 과거에는 소재부문과 완제부문 ODM·OEM 매출 비중이 7대3 정도였다면 올해부터 완제부문이 소재부문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클렌징밤·스틱 등 트렌디한 제품을 필두로 신규 고객사를 늘린데다 이들 브랜드가 미국·인도를 중심으로 수출 물량이 늘린 영향이다.
화장품 원료 전문 기업인 선진뷰티사이언스(10,340원 ▲70 +0.68%)도 지난 1일 충남 서천에 미국 시장을 겨냥한 OTC(Over-The-Counter·일반의약품) 전용 화장품 제조 공장을 준공했다. 2022년부터 화장품 제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지만 그동안은 자체 브랜드인 '아이레시피'만 일부 생산해왔다. 앞으로는 미국 등 해외 수출을 겨냥한 제품 생산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선크림과 같은 SPF(자외선차단지수)와 같은 기능이 들어간 화장품은 OTC 품목에 해당되기 때문에 FDA(식품의약국)로부터 관리를 받아야한다. 이에 화장품 제조업계에서는 OTC 제품을 생산하는 건 의약품처럼 제조·재포장·재라벨링 설비까지 FDA 등록이 필요해 까다롭지만 일반 제품 대비 단가가 높아 매력적으로 보는 사업 영역이다. 선진뷰티사이언스 관계자는 "OTC 전용 제품을 생산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제조사들도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ODM 후발주자로서 OTC를 전용으로 하는 생산 공장을 설립해 틈새 시장 규모를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티씨엠(OTCM·OTC Manufacturing Master)이라는 명칭으로 출범한 선진뷰티사이언스의 신규 사업부는 화장품 제조부터 충진, 포장 시설을 완비해 1교대(8시간 기준) 시 월 21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선진뷰티사이언스는 국내 유일 OTC 원료 제조사인만큼 이 공장을 차세대 K뷰티를 선도할 글로벌 핵심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마데카크림의 흥행돌풍으로 주목받고 있는 동국제약(25,600원 ▼1,050 -3.94%)도 지난해 10월 화장품 제조기업인 리봄화장품을 인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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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들의 해외 수출물량이 늘어나면서 빠른 시일 내 자사 제품을 생산해줄 수 있는 제조사를 찾으려는 화장품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며 "한 브랜드 제품만 성공하더라도 매출 규모를 크게 늘릴 수 있어 틈새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는 신규 회사들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