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의 유명 패션 브랜드 망고의 창업주 이사크 안디치가 산행 중 추락해 숨진 사건이 1년 반 만에 '살인 사건'으로 전환됐다. 당시 함께 산에 올랐던 아들이자 망고 부회장인 조나탄 안디치가 체포됐다가 100만 유로(한화 약 17억500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카탈루냐 경찰은 이날 조나탄 안디치(45)를 체포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보석을 신청한 조나탄은 수갑을 찬 채 법원에 출석했다. 재판부가 책정한 보석금을 낸 조나탄은 석방됐다. 다만 인근 지역을 벗어날 수 없고 매주 법원에 출석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이 달렸다.
재판부는 이 사건이 현재 살인 사건으로 수사되고 있다고 밝혔다. 담당 판사는 부자 간 관계 악화 가능성, 경제적 동기, 사전 답사 또는 계획 정황, 미끄러짐이나 실족 가능성을 배제하는 부검 결과, 조나탄 진술의 불일치 등을 의심 정황으로 언급했다. 다만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며 조나탄 측은 관련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안디치 가족은 성명을 통해 "조나탄를 상대로 한 정당한 증거는 없으며 앞으로도 발견되지 않을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조나탄의 변호인도 살인 혐의 수사 방향이 "일관성이 없다"며 "무고한 사람에게 낙인을 찍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가족 측은 수사기관에 계속 협조하겠다면서도 무죄 추정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사크 안디치는 2024년 12월 1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근 몬트세라트 산악지대에서 아들 조나탄과 함께 산행하던 중 150m 절벽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당시 조나탄은 현장에 있던 유일한 목격자로 알려졌다.
초기 수사는 단순 사고로 종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경찰은 2025년 3월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이 사건이 살인 가능성을 염두에 둔 수사로 진행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 출생인 이사크 안디치는 1960년대 가족과 함께 스페인 카탈루냐로 이주했다. 그는 1984년 바르셀로나에 첫 망고 매장을 열었고, 이후 망고를 자라와 경쟁하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키웠다. 사망 당시 그는 망고 비상임 회장이었으며 포브스 기준 순자산은 45억 달러(6조7000억원)로 평가됐다.
망고는 현재 120개 시장에서 약 29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5년 매출은 전년보다 11% 증가한 38억 유로를 기록했다. 회사 지분 95%는 조나탄과 두 자매 등 안디치의 세 자녀가 공동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5%는 2020년부터 최고경영자(CEO)를 맡아온 토니 루이스가 보유하고 있다. 루이스는 이사크 사망 이후 2025년 1월 이사회 회장에 올랐고, 조나탄은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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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측은 이번 체포와 수사에 대해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