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마운자로 맞은 암 환자들 '깜짝' 효과…"전이·사망률 '뚝'"

위고비·마운자로 맞은 암 환자들 '깜짝' 효과…"전이·사망률 '뚝'"

정혜인 기자
2026.05.22 14:49

GLP-1 약물 "암 치료에 효과" 연구 연이어 발표…
폐암 진행률 낮추고, 유방암 진단 가능성도 낮아져…
현재 관찰 연구 단계, 명확한 인과관계 입증은 아직

/로이터=뉴스1
/로이터=뉴스1

위고비, 마운자로, 오젬픽 등 비만·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GLP-1 계열 약물 효능에 '암 치료 효과'를 추가해야 할까.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GLP-1 계열 약물과 암 환자 치료 개선 간 연관성을 시사하는 4건의 신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비만약이 뜻밖에 암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단 관찰연구 단계에서 나온 것으로 인과관계 입증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GLP-1 계열 약물을 복용한 암 환자들의 종양 진행 속도가 줄고 사망 확률, 전이 가능성도 모두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일부 연구에선 유방암 발병 위험 자체가 줄었다. GLP-1 계열 약물이 유방암 예방에도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암 연구소 연구진이 초기 암 진단 후 GLP-1 약물 복용을 시작한 1만명을 추적 관찰해 다른 당뇨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군과 비교한 결과, GLP-1 약물을 복용한 환자들의 암 전이 가능성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폐암 환자의 경우 암이 진행성 질환(다른 장기로의 전이 등)으로 악화한 비율이 GLP-1 약물 복용자는 10%로, 대조군(22%)의 절반에 불과했다. 유방암 역시 GLP-1 약물 복용자는 10%, 대조군은 20%로 비슷한 차이를 보였고, 대장암과 간암에서도 유의미한 감소가 나타났다.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와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은 GLP-1 약물과 유방암 간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MD앤더슨 암센터는 유방암 환자 13만7000여명을 분석한 결과 GLP-1 약물 복용자의 5년 생존율은 95% 이상으로, 비복용자(89.5%)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은 유방 촬영 검사를 받은 여성 약 9만5000명을 분석한 결과 GLP-1 약물 복용자는 나이, 체중 등 기타 위험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유방암 진단 가능성이 25%로 낮았다고 전했다.

클리블랜드클리닉의 마크 올랜드 박사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GLP-1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만큼 잠재적 항종양 효과를 즉각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랜드 박사는 오는 29일부터 6월2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회의에서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AFPBBNews=뉴스1
/AFPBBNews=뉴스1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연관성 넘어 인과관계 입증 필요"

다만 전문가들은 GLP-1 약물의 어떤 방식이 암에 영향을 주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현재 나온 연구 결과는 GLP-1 약물과 암 간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이지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현재 GLP-1 약물과 암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가설은 2가지다. 하나는 GLP-1 약물의 체중 감소와 대사 건강 개선 효과가 암 위험을 낮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GLP-1 호르몬 수용체가 일부 종양 세포 표면에 존재해 약물이 암 생물학 자체에 직접 작용하는 가능성이다.

WSJ은 "최근에 발표된 연구 4건 모두 기존 의료 기록과 보험 청구 데이터를 분석한 후향적 관찰 연구"라며 "GLP-1 약물을 처방받은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의료 접근성이 높고, 지속적인 진료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요소 자체가 연구 결과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약물 효과 입증은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통해 이뤄진다.

이런 지적에도 수십만 명의 환자 데이터에서 비슷한 결과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는 것은 GLP-1 계열 약물이 당뇨, 비만에 이어 암 치료제로도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WSJ은 짚었다. MD앤더슨 암센터의 재스민 수쿠마르 박사는 "각 연구의 설계가 조금씩 다름에도 여러 데이터베이스에서 비슷한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클리블랜드클리닉의 야로스와프 마치예프스키 부소장도 수십만명 규모의 데이터에서 일관된 결과가 나왔다며 "이 수치들을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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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국제부 정혜인 기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 '트민자' 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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