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주차 차량을 피해 차도를 걷다 교통사고를 당해 어머니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0일 JTBC '사건반장'에는 지난해 6월 경북 문경의 한 행사장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연이 공개됐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해 6월 11일 일어났다. A씨의 어머니는 당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던 남편을 만나기 위해 병원을 찾은 상태였다. A씨의 아버지는 10여 년간 파킨슨 플러스 증후군을 앓아왔고, 어머니는 요양보호사 자격증까지 취득해 오랜 기간 남편을 돌봐왔다.
이날 병원에서는 "아버지가 위독하다. 임종할 것 같다"는 연락이 왔다. 놀란 어머니는 급히 병원으로 향했고, 다행히 아버지는 위중한 고비를 넘겼다. 이후 병원 관계자는 크게 놀란 어머니에게 마음을 추스를 겸 병원에서 약 600m 떨어진 지역 행사장에 다녀오라고 권했다. 어머니는 권유에 따라 행사장 방향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행사장 인근 도로는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보행로가 막혀 있었다. 평소에도 불법 주정차가 잦은 곳이었고, 행사 당일에는 차량이 더 몰리면서 보행자가 안전하게 걸을 공간이 부족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어머니는 보행로를 이용하지 못한 채 불법 주정차 차량 옆에 바짝 붙어 차도를 따라 걸었다. 그때 뒤에서 오던 승용차가 어머니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사고 충격으로 어머니는 머리를 크게 다쳐 의식을 잃었다. 병원으로 옮겨진 뒤 개두술을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A씨는 "의료진이 지금 당장 개두술을 하지 않으면 바로 사망하실 거라고 했다"며 "수술에 동의했지만 수술 뒤에도 의식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사고 직후 이어진 가족의 비극이었다. 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한 지 약 1시간 뒤, 병상에 있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남편의 장례 기간 내내 중환자실에 누워 있었다. A씨는 "엄마 다 나으면 아빠 보러 가자. 아무 걱정하지 말고 엄마만 힘내라"고 말하며 회복을 바랐지만, 어머니는 아버지 발인이 끝난 직후 숨졌다. 유족은 하루 사이 부모를 모두 떠나보내게 됐다.
조사 과정에서 70대 가해 운전자는 "나무 그늘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족은 사고 당시 어머니가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걷고 있었고, 운전자가 전방주시 의무를 제대로 했다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수사관에게 '사람이 걸어가는 게 뻔히 보이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말했다"며 "수사관도 '운전자가 눈 감고 운전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고 전했다.
가해 운전자는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았다. 검찰은 지난 4월 운전자에게 금고 2년을 구형했다. A씨는 "운전자가 고령이라는 이유로 감형 사유가 되고, 공탁금을 걸면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다고 들어 너무 속상하고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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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은 운전자뿐 아니라 행사 주최 측인 지역 체육 단체와 문경시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다. 행사장 주변 불법 주정차를 관리하고 보행자 안전을 위한 교통 통제를 했다면 어머니가 차도로 내몰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문경시 측은 "시는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이행했다"며 "일부 안전조치 미흡이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사고 발생의 간접적 원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경찰과 검찰은 문경시와 행사 주최 측에 대해서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유족은 이에 불복해 항고한 상태다.
가해 운전자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17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