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이클 자원강국]<2>자원 안보 지키는 도시광산 ②희토류부터 구리까지 리사이클 드라이브


보호무역과 블록화의 확산 속에 '자원 안보'가 글로벌 경제의 화두가 되고 있다.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면서, 동시에 독립 공급망을 구축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기업들이 광물 리사이클 사업을 앞다퉈 추진하는 이유다.
미국의 싱크탱크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중국의 전 세계 희토류 생산 비중은 93%에 달한다. 희토류는 전기차 모터, 로봇,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에 활용되는 핵심 광물로 그 전략적 가치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최근 미중 헤게모니 다툼 기조 속에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적극 활용하는 점이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유효한 방법으로 거론되는 게 리사이클이다. 희토류는 가전제품·모터·영구자석 등에 들어있어 재자원화를 할 경우 폐기물을 줄이면서, 희토류를 만들 때 발생하는 환경오염 이슈도 우회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진 국내에서 세륨, 란탄, 네오디뮴, 디스프로슘과 같은 희토류 금속의 재자원화율은 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최근 일부 기업은 희토류 리사이클 사업의 경제성에 주목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리엘리먼트와 미국 희토류 분리정제 생산 합작법인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는 총 2억 달러를 공동 투자해 미국에 연 6000톤 규모의 희토류 분리정제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개념 중 하나가 리사이클을 활용한 클로즈드 루프(Closed-loop) 순환경제 구조 구축이다. 희토류를 활용한 전기차 부품 구동모터코아를 만드는 포스코인터내셔널 입장에서 특히 중요한 콘셉트다.

이 회사는 사용 후 폐자석 및 생산 스크랩까지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하는 방향을 잡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향후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사용 후 모터 및 영구자석 발생량이 증가하는 시점에는 당사의 고객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충분한 폐자원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재활용은 중장기적으로 중요한 희토류 원료 공급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희토류 분리∙정제 기술을 가진 미국의 알타리소스테크놀로지와 손을 잡았다. 양사가 보유한 폐희토자석 조달 능력과 희토류 혼합물 회수 기술, 분리∙정제 기술 등을 활용해 희토류 산화물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희토류 외에도 주요 전략 광물의 재자원화 시도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큐셀은 미국에서 태양광 모듈 재활용 사업 '에코리사이클(EcoRecycle)'을 시작하고, 조지아주 카터스빌 솔라허브 인근에 연간 최대 50만장의 폐모듈을 처리할 수 있는 재활용센터를 구축했다. LS전선은 국내 전선업계 최초로 자원순환형 공급망 확보에 나섰다. 최근 자회사 한국미래소재의 군산공장 준공을 계기로 폐전선 등에서 회수한 구리 자원을 재활용하는 방향이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및 신재생에너지 확장 등으로 인해 전선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구리 역시 전략 광물로 분류되기 시작한 상황이어서, 공급망 안정화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체계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2030년까지 배터리 원료의 30~40%를 재활용 원료로 조달한다는 목표 아래 회수·정련 기술 개발과 해외 거점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그룹과 에코프로와 같은 기업들은 폐배터리 사업을 통해 니켈, 코발트, 망간, 탄산리튬 등의 광물을 회수하며 순환형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생산-배출-수거-재생산'으로 이어지는 생태계 구축 역시 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