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장관리 하는 '나쁜 년' 역할 맡았어요"

"어장관리 하는 '나쁜 년' 역할 맡았어요"

이언주 기자
2012.09.01 10:03

[인터뷰]뮤지컬 '셜록홈즈' 루시 존슨 역 맡은 선우, "배역에 푹 빠져들래요"

↑오는 12일부터 두산아트센터에서 앙코르 공연하는 뮤지컬 '셜록홈즈'에서 루시 존슨 역을 맡은 배우 선우. ⓒ이동훈 기자 photoguy@
↑오는 12일부터 두산아트센터에서 앙코르 공연하는 뮤지컬 '셜록홈즈'에서 루시 존슨 역을 맡은 배우 선우. ⓒ이동훈 기자 photoguy@

"소위 '어장관리' 하는 '나쁜 년' 역할을 맡게 됐어요."

오는 12일부터 앙코르 공연하는 뮤지컬 '셜록홈즈'에서 두 남자 사이를 오가며 사건의 중심에 서는 '루시 존슨' 역에 캐스팅 된 배우 선우는 "전작 '신의 아그네스'에 이어 이번에도 좀 우울한 역할이지만, 보여주는 연기가 아니라 진심으로 배역에 빠져들겠다"고 말했다.

젊은 여배우가 거침없이 '나쁜 년'이라고 하니 당황스럽기도 한데, 한편으론 시원시원한 입담에 솔직하고 꾸밈없는 스타일이라는 느낌이 든다. 극중에서 루시 존슨은 앤더슨가의 쌍둥이 형제에게 동시에 사랑받지만, 크리스마스이브에 총소리와 함께 실종되는 신비로운 여인이다.

루시 역은 KBS '남격 합창단'에 함께 출연했던 배다해가 맡았던 역인지라 또 다시 '배다해 vs 선우'의 대결구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선우는 "다해언니가 잘 했기 때문에 더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며 "처음 공연을 봤을 땐 그저 재밌게만 봤는데, 막상 캐스팅 되고 연습을 해보니 정말 어려운 작품이더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다해 언니는 1년 동안 배다해가 아닌 진짜 루시로 살았던 거 같아요. 제가 연습하면서 힘들다고 칭얼댔더니, 연기가 아니라 루시에 푹 빠져서 가슴으로 다가가면 관객들도 진심을 이해해 줄 거라 했어요."

선우의 걱정은 한 가지 더 있다. 루시 역은 외모부터 일단 아름다워야 하는데, 자신은 예쁜 얼굴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에 대해 "지극히 평범한 외모에 가만히 있으면 화난 것처럼 보인다"며 "특히 무대에서 봤을 때 예쁜 얼굴은 더더욱 아니고, 밉상으로 보이기 딱 좋은 얼굴"이라고 했다.

↑선우는 "최정원 선배처럼 뿌리가 탄탄한 뮤지컬배우, 후배들에게 따뜻한 선배가 되고싶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photoguy@
↑선우는 "최정원 선배처럼 뿌리가 탄탄한 뮤지컬배우, 후배들에게 따뜻한 선배가 되고싶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photoguy@

자신의 외모를 꼭 남의 얘기하듯 한다. 처음엔 아주 여성스럽게 보이던 그녀는 이야기를 나눌수록 인정할 건 금방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선머슴' 같은 구석도 있었다. "저보다 훨씬 예쁘고 실력 있는 배우들도 많은데, 저는 진짜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제가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고요. 아직까진 뮤지컬 팬들이 저를 썩 반기기 않는다는 것도 잘 알알요."

물론 뮤지컬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일은 단박에 되지 않을 테다. 지금처럼 겸손하게 매작품마다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는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을까. 선우는 숙명여대 성악과를 나온 후 국민대 대학원 뮤지컬씨어터과 석사 과정까지 마쳤다. 대학원에 다니는 5학기동안 학부 수업까지 모두 들으며 연기의 기초부터 다졌다고 한다. 남격 합창단으로 유명세를 얻어 배우로서 길이 열린 것은 사실이지만, 이 역시 준비된 자만이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니었을까.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저, 최정원 선배를 정말 좋아해요"라고 말했다. "자기관리의 끝을 보여주는 분이세요. 무대에 서면 그 뿌리가 지하 5층까지 뻗어있는 느낌이랄까. 후배들이 믿고 따를 수 있게 해주고, 인간적으로도 너무 따뜻한 분이셔서 저도 나중에 꼭 저런 선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마치 자신의 미래 모습을 상상하며 꿈을 그리는 듯 그녀의 눈이 반짝거렸다. "앞으로 5년 혹은 10년 안에 저의 대표작 하나를 꼭 만나면 좋겠다"는 욕심을 내비치는 뮤지컬배우 선우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뮤지컬 '셜록홈즈'는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오는 11월4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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