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여대 나경원 딸 부정입학'에 연루된 기타리스트 이병우 "잘못된 팩트 바로잡고 싶어"

최근 새 음반을 내고 만난 기타리스트 이병우는 "다른 사안을 비롯해 팩트는 바로잡고 싶다"고 했다. 뉴스타파 등이 제기한 '나경원 의원의 지적장애 딸 성신여대 부정입학' 사건의 중심에 중요한 인물로 자신을 거론한 것 자체와 자신이 주체 인물로 그려진 것에 대해 그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사건은 나경원 의원의 딸이 면접 과정에서 어머니 신분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어머니가 '고위직'이어서 상대적으로 가중치 점수 논란이 불거졌고, 면접 과정에서 한 교수가 '실체'를 밝히는 듯한 발언이 덧붙여지면서 논란은 더욱 가중됐다.
그 와중에 심사위원장으로 알려진 이병우(성신여대 실용음악학과장)가 사건의 주도적 인물로 그려졌고, 급기야 성적 관리와 조작 문제까지 거론됐다.
현재 이 사건은 법원에서 재판 중이다. 이병우는 "법원에서 재판 중인 사건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면서도 "내가 왜 사건의 주도적 인물로 그려지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이병우가 말하는 '다른 것'은 무엇이고 '팩트'는 무엇일까.
'다른 것'…"왜 나경원 의원과 나를 엮나"
뉴스타파가 제기한 일부 의혹들에는 신빙성이 있다. 예를 들어 장애인 특별전형 요강을 모집하려면 최소 1년 전에 해야 하는데, 3개월 전에 갑자기 신설된 부분(2012년)이나, 신설 전에 나경원 의원이 성신여대에서 특강한 일들이 그렇다.
이듬해 2013년 나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평창 동계 스페셜 올림픽'에서 이병우가 음악 감독으로 초빙된 것도 의혹 연결 고리에 안성맞춤인 재료로 쓰였다. 하나의 그림으로 보면 나 의원과 성신여대는 '특별한 관계'처럼 보이고, 이병우와 나 의원 사이도 그럴듯한 친밀 관계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학교와 자신을 한 몸으로 보고 나 의원과의 관계를 조망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이는 분명 '다른 것'이라는 게 이병우의 설명이다.
그는 "학교가 나 의원과 어떤 관계인지, 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는 아는 게 하나도 없고 알 수도 없다"며 "음악에 관해서는 주의 깊게 보고 듣지만, 나머지는 내 관할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병우는 "나 자신이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라, 장애인이라는 단어가 붙은 행사에 자발적으로 나선 경우가 많았다"며 "나 의원과 상관없이 달려간 행사가 스페셜 올림픽이었다"고 말했다. 음악 감독 참여로 받은 돈은 1000만 원이고, 이 금액도 전부 기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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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우는 올해부터 평창 스페셜 뮤직페스티벌에 안 나가기로 했고, 당분간 장애인을 위한 활동도 달려나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병우는 수많은 심사위원 중 한 명의 자격으로 심사했을 뿐인데, 일련의 그림에서 자신을 힘 있는 권력자와 친분을 유지하는 것으로 묘사해 의혹의 중심인물로 내세우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팩트'…"실기는 평가 대상도 아닙니다. 면접과 학생부 성적만으로…"
뉴스타파는 당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이재원 성신여대 정보기술(IT) 교수의 말을 빌려 여러 번 이병우를 '심사위원장'이라고 표현했다. 이병우는 이에 대해 "나는 심사위원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복지과 교수 등 4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는데, 심사위원장을 하려면 복지과의 여자 교수가 나이나 경력이 많아 제일 유력한 심사위원장 자격을 갖췄다"며 "왜 내게 그 타이틀을 부여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시작부터 '팩트'가 틀렸다고 전한 이병우는 그간 논란의 중심에 선 쟁점에 대해 상세하게 털어놨다. 다음은 일문일답.
-자기소개 시간이 아닌데, 나 의원의 딸이 자기소개를 해서 '선입견 점수'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가 있다. 그게 심사위원 점수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는데.
▶소개 시간이 아닌데, 나 의원 딸이 갑자기 일어나서 소개한 것은 맞다. 그때 심사위원들 모두 당황했다. 하지만 지적장애를 가진 아이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식당이나 교회에서도 갑자기 소리 지르는 아이들이 적지 않으니, "저런 건 그냥 이해해 주자"라고 말했다. 사실 더 걱정됐던 부분은 다른 장애 수험생이었다. 그 아이는 들어와서 "이병우 선생님이 좋아서 응시했습니다."라고 대놓고 말해서 내가 많이 난감했다. 그리고 영화 '장화홍련'의 주제곡을 피아노로 치니,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실기 시험이 공식 문서에는 없지만, 사실상 실기 시험이 중요한 합격 여부로 작용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 실기 시험을 준비한 학생은 학생부(40%)나 면접(60%)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다는데.
▶입학사정관 제도 때문에 일반인 전형에 이어 장애인 전형도 실기 시험은 평가에 들어가지 않는 식으로 요강 모집에 나왔다. 다만, 나는 악기를 다루는 사람이고, 실제 이 학교에 들어오면 어떻게 음악 공부를 할지 호기심으로 보고 싶어 자유곡 하나 할 수 있으면 해 오면 좋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수험생 4명 중 한 명은 아예 실기 준비를 하지 않았다. 그래도 그 아이는 점수를 받았다. 실기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점수를 주지 않은 건 아니었다. 면접과 학생부 성적이 심사의 전부니까.
-그렇다면 나 의원의 딸도 오로지 실기가 아닌 면접과 학생부 성적만으로 뽑은 것인가.
▶그렇다. 그 아이가 드럼을 잘 치긴 했어도 평가는 오로지 두 가지 부분만 보고 했다. 나는 여러 번 말했지만, 심사위원 중 한 명이고 나머지 심사위원이 어떤 점수를 줬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아이가 제일 높은 점수를 받은 거 아닌가. 다른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줬다는 얘기다. 실제로 검찰에서 나 의원 딸에 대한 4명의 심사위원 점수가 모두 같았다고 한다. 이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언론 인터뷰에서 '말도 안 된다'며 의혹을 제기했던 이재원 교수도 그 아이에게 높은 점수를 준 것 아닌가.
-나 의원 딸이 반주음악(MR) 장치가 없어 이병우 교수가 '카세트'를 가져오라고 교직원을 시켰다고 알려졌다. 특혜 의혹이 짙은 부분인데.
▶장애인에 대한 최소한 배려가 문제라면 할 말이 없다. 나 의원 딸이 반주 틀 장치가 없다고 해서, "혹시 틀어줄 장치가 있나요?"라고 물은 게 전부다. 내가 어떻게 누구한테 무슨 자격으로 가져오라고 시키고 그 아이만을 위한 특혜를 베푼 단 말인가. 장애인 특별전형에 심사를 해보면 알겠지만, 면접 보는 내내 눈물만 흘리지 않을 뿐이지, 눈가가 계속 촉촉해질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그렇게 간절하게 얘기하고, 아프게 자기를 드러낸다. 거기서 어떻게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만약 문제가 있었다면, 그날 바로 제기됐을 것이다. 4년이 지나 언론에서 학교로 찾아와 다짜고짜 '왜 카세트 준비시켰나'고 계속 묻는데, 무엇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난감했다.
- 나 의원 딸의 성적을 관리하고 조작했다는 의혹도 커지고 있는데.
▶나 말고 다른 교수가 일반 전형과 장애인 전형에 대한 점수를 착각했다. 그 교수가 장애인을 일반인과 똑같이 평가하면 원칙에 어긋나니,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꾸는 과정에서 조교를 통해 성적 수정 요구를 한 것이다. 그 교수가 실용음악과 조교에게 부탁해 조교가 다시 보낸 이메일을 마치 내가 지시한 것처럼 묘사됐다. 이런 부분들도 검찰에서 다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