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살릴 구세주는 '케이블카'?…"바가지부터 고쳐야" 또 시끌

제주 살릴 구세주는 '케이블카'?…"바가지부터 고쳐야" 또 시끌

오진영 기자
2025.04.12 10:14
/그래픽 = 김지영 디자인기자
/그래픽 = 김지영 디자인기자

'관광 1번지' 제주도를 대표하는 한라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자는 주장이 되풀이된다. 줄어드는 관광수요에 대응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자는 구상이지만, 전국의 케이블카가 이미 포화 상태고 자연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반대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11일 제주도와 지역 관광업계 등을 종합하면 제주도의회는 오는 5~6월 중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도민 인식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인식조사는 사업을 추진하기 이전 공론화 단계에 수행하는 절차다. 한라산 케이블카는 1960년대부터 지속 추진돼 왔으나 예산이나 환경 보호 여론, 정부 규정 등에 걸려 번번이 무산됐다.

케이블카에 찬성하는 측에서는 관광수요 증가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제주도는 지나치게 높은 비용으로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관광객이 지속 감소하고 있다. 2022년 1380만명 수준이었던 국내 관광객은 지난해 1186만명으로 14% 감소했다. 지난 1~2월에는 내국인과 외국인 관광객을 합쳐도 전년 동기 대비 10.5% 줄었다.

반대 근거는 크게 3가지다. 첫째는 케이블카가 한라산 환경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논의 시점의 계획안을 고려하면 케이블카의 길이는 9~10km 수준으로, 탑승장과 철탑·강철 줄·객차 등 필수 시설물만 감안해도 환경 파괴 가능성이 높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 8일 "케이블카는 한라산의 천연보호구역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지정이 취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전국에 케이블카가 많다는 점도 문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전국의 관광용·스키장용 케이블카는 41개다. 지리산이나 부산 황령산, 원주 치악산 등 설치가 예정됐거나 논의중인 케이블카를 포함하면 더 늘어난다. 여행 플랫폼 관계자는 "제주도의 가장 큰 장점은 육지에서 볼 수 없는 특색있는 풍경"이라며 "유명 관광지마다 설치된 케이블카를 굳이 제주도까지 타러 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국내 관광이 침체되면서 주요 케이블카의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동케이블카는 지난해 6월 기준 누적 적자가 약 78억원이고, 해남·진도 명량해상케이블카는 3년간 누적 적자가 148억원이다. 2008년 개통 당시 국내 최장 거리(1.97㎞)를 자랑하며 1200억원의 경제효과로 '대박'을 쳤던 통영 케이블카도 이용객이 2017년 141만명에서 2023년 42만여명으로 폭락했다.

도심항공교통(UAM) 등 대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에어 택시'인 UAM은 우리나라 특성을 고려할 때 도심 설치는 어렵지만, 인구·교통량이 적은 제주에는 설치가 쉽다. 최대 수천억원이 필요한 케이블카보다 비용도 저렴하다.

지역 관광업계는 한라산 케이블카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제주 지역의 여행사 대표는 "20~30년 전이면 몰라도 요즘은 케이블카 탑승이 특별한 여행 경험으로 여겨지는 것은 아니다"며 "여행 수요 감소의 원인으로 꼽히는 바가지 요금이나 예약 문제 등 닥친 현안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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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오진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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