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통용되는 재밌는 용어 유래

'네 마녀의 날(Quadruple Witching Day)'이다.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며 심술을 부려 장세를 흐린다는 마녀가 넷이나 된다는 의미다.
3월, 6월, 9월 12월, 둘째 주 목요일이면 '마녀'들이 등장해 주식이 혼조세를 보인다. 주가지수선물·옵션에 개별주식선물·옵션까지 겹쳐 기관, 외국인 투자자가 대규모 이동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네 마녀의 날' 못지않은 재미난 용어·표현들이 많이 등장하는 곳이다.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시장 변동 양상이 다양해 그때그때 신조어가 생겨난 탓이다.
'봉선화 장세'는 2002년 1~3월 사이 여의도 증권가에서 유행하던 말이다. '손 대면 토옥~ 하고 터질 것만 같은' 장세라는 뜻이다. 애널리스트의 보고서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현상을 칭한다. 실제 당시 애널리스트가 주식시장에 입김을 불어 넣으면 장세가 뜀뛰기 하듯 요동쳤다.
강아지의 꼬리가 몸통을 쥐락펴락 한다는 비유의 '왝더독(Wag the dog) 장세'라는 용어도 종종 쓰인다. 증시에서 선물이 현물을 흔드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선물 물량으로 지수를 움직일 수 있을 만큼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현상은 '롤러코스터 장세', 횡보 상태를 보이며 매수와 매도에 큰 변동이 없을 때는 '게걸음 장세'라고 칭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딱 좋은' 상태의 증시는 뭐라고 할까.
영국 전래동화에 숲 속을 모험하던 한 소녀가 있었다. 오두막집에 들어간 소녀는 곰이 차려놓은 음식을 발견했다.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의 수프를 먹고 소녀는 기뻐했다. 이 금발머리 소녀 이름이 바로 '골디락스'.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경기까지 받쳐 줘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증시 상태는 소녀 이름을 따 '골디락스 장세'라 불린다.

주식시장의 주체인 투자자를 황소, 곰, 양, 돼지에 빗대 설명하는 방식도 웃음을 자아낸다. 주식시장의 동력은 '황소와 곰의 싸움'이라고 알려져 있다. 황소는 강세장을, 곰은 약세장을 뜻하는데 그 유래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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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의 뿔이 위를 향해 치솟는 모양이라 강세장, 곰의 발톱이 위에서 아래로 할퀴는 형태라고 해 약세장을 의미한다는 설이 있다.
또 동물의 사냥 습성에 빗대 투기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주가를 올리려 하는 이들을 황소, 약세장에서 주가하락을 예상해 공매도를 노리는 이들을 곰이라 칭한다는 설도 있다. 혹자는 정력적인 황소와 다소 온순한 이미지의 곰을 빗대 이른다고 설명키도 한다. 황소와 곰의 싸움에서 누가 이기느냐가 그날의 장세를 결정한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국내 증권업협회, 여의도 증권가 등에는 활황을 기대하는 증권인의 소망이 담긴 황소상이 자리하고 있다. 월 스트리트(Wall street)의 담(wall)은 '황소와 곰을 키우는 울타리'로 불리기도 한다.
강세도 약세도 아닌 애매한 장세를 '멧돼지'에 빗대 부르는 경우도 있다. 황소(bull)와 곰(bear)을 애매하게 발음하면 보어(boar), 즉 멧돼지가 되기 때문이다.
양은 흔히 무리 지어 다니는 개인투자자를, 돼지는 황소 앞에 나서 모든 것을 걸고 돼지와 싸우는 개인 투자자를 뜻한다. 최근에는 닭도 등장했다. 경기침체와 각종 악재로 주식시장이 겁에 질려 벌벌 떤다는 의미로 어수룩한 신병, 겁쟁이를 놀릴 때 쓰이는 표현이기도 한 닭(chicken)을 차용했다.
10일 네 마녀가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한 덕분에 코스피 지수는 1644.68을 기록했다. 이날 증시는 황소가 곰을 시원스레 이겼고 멧돼지도, 닭도 없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