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미국산 쇠고기 추가개방은 시기상조"
"자유무역협정(FTA)은 부인할 수 없는 대세이기 때문에 피해농가 지원이라는 소극적 대응에 그치지 않고 농·어업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겠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12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 미국은 물론 호주, 중국, 일본 등과도 관세 철폐와 각종 수출입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FTA를 체결해야 하기 때문에 과거처럼 국내 농축수산농가에 대한 지원위주의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많다"며 이 같이 밝혔다.
유 장관은 "상대적으로 비교 열위인 국내 농축수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미국의 쇠고기 시장 추가 개방 요구와 관련, "미국산 쇠고기 추가 개방은 시기상조"라는 확고한 입장을 밝혔으며, 농협법 개정안 정기국회 처리 무산과 관련, "안타깝지만 내년 임시국회에서는 통과될 것으로 낙관한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유 장관과의 일문일답.
-지난 8월 말 장관 취임직후 FTA에 대한 수세적 대응보다 국내 농업부문의 경쟁력 강화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대책은 무엇인가요.
▶정부에서 1992년 이후 3차례에 걸쳐 FTA 협상 등에 대비해서 농축수산부문에 모두 200조원을 투입했지만 제조업처럼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하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시장개방에 따른 피해농가에 대한 단기보상대책에 집중되다 보니 이들 산업의 경쟁력이 개선되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실제로 올해 농식품부 예산 14조6000억원 중 보조금이 6조5000억원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10월 하순 김재수 1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농어업 보조금 개편 태스크포스를 구성했고 개선방안을 올 연말까지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밖에도 '쌀 산업발전 5개년 종합대책', '농수산물 수급안정 및 유통구조 개선대책' '농림수산분야 연구·개발(R&D) 선진화 방안' '식품산업발전 보완대책'등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 관세 철폐 2년 유예, 쇠고기 추가개방 논의 제외라는 한·미 FTA 재협상 결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FTA를 포함해서 국가 간 협상에서는 어느 일방의 입장을 주장해서는 타결책을 찾기 힘듭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협상은 우리정부가 미국측 자동차분야 요구에 대응해 '이익균형' 확보 차원에서 농업 의약품 분야에서 최대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봅니다. 특히 농업분야는 쇠고기에 대한 논의를 배제하면서 돼지고기 냉동목살의 관세 존속기간을 2년 연장했기 때문에 적잖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1억6000만달러 규모의 돼지고기 냉동목살에 대한 관세철폐 2년 연장으로 국내 양돈농가는 경쟁력 확보시간을 그만큼 벌었습니다.
-쇠고기 추가개방은 이번 재협상에서는 제외됐지만 향후 언제든지 논의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추가 수입개방 요구시 농식품부의 입장은.
▶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개방은 경제문제 이상의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안전에 대한 국민정서 문제와 국회처리 문제 등 정치사회적 성격이 복잡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미국측 요구에 신중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가 부정적이고 이를 의식한 국회도 소극적으로 반응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쇠고기 추가개방에 나서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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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배추 무 등 채소가격 급등으로 '밥상 물가'가 급등했습니다. 채소가격 급등은 농협이 유통과정에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여론이 많습니다.
▶농산물 수급안정을 위해 산지농협 및 농협중앙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산지 농가들은 양질의 농산물 생산에 전력하고 농협은 판로개척, 마케팅 역량강화를 통해 농민들과 소비자들의 편익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농협 구조는 이 같은 농식품 유통보다는 금융업에 편중돼 있어 수급불안정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농협법 개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정무적 역할'을 기대했던 부서 직원들이 좀 실망했겠습니다.
▶ 이번 정기국회에서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더구나 여야가 개정안 통과에 거의 합의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크게 남습니다. 예산안을 먼저 통과시켜야 하는 여당 지도부에서 농협법까지 여야 합의 없이 처리하는 것을 꺼려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통과가 보류된 것입니다. 농협법 개정안의 핵심은 은행 업무에 치중하면서 농민지원이라는 협동조합 본연의 업무를 소홀히 하고 있는 구조를 바꾸는 데 있습니다. 농협의 공익적 기능을 강화해 농민과 도시민들에게 봉사하는 조직으로 거듭 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 만큼 내년 임시국회에서는 여야 합의로 통과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하순 발생한 경북 안동 구제역이 인근 내륙으로까지 확산되면서 농가는 물론 소비자들도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언제쯤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요.
▶잠복기간을 감안하면 앞으로 1주일이 고비입니다. 지난 9월27일 회복한 '구제역 청정국'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구제역 발생지역에 대해 사람과 가축 이동을 가급적 금지하고 있으며 공항과 항만을 통한 전염에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추가 발생속도가 둔화되고 이어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소비자들도 구제역에 대해 우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구제역은 사람한테 전염되지 않을 뿐더러 구제역 발병 가축은 물론 인근 500m이내 가축도 살처분하고 있어 시중 에 유통되지 않고 있습니다.
- 구제역 발생농가와 인근 농가에 대해서는 충분히 보상하고 있나요.
▶ 매몰가축에 대해 100% 시가보상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보상금중 50%는 살처분후 3일 이내, 나머지도 한달 이내 지급해 생계에 어려움이 없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보상금 이외에도 가축을 키우지 못하는 기간 동안 생계안정자금 명목으로 가구당 최대 14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농가가 다시 가축을 사들일 경우 원상복구가 가능하도록 시세의 100%를 저리로 융자해주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정책자금 상환기간 연장 및 이자면제(2년), 중·고교생 자녀 학자금 감면(1년), 세금감면 등으로 구제역 발생에 따른 농가 피해를 최대한 줄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원한 금액이 안동 구제역 발생이전까지 1200억여원 됩니다.
- 농식품부에서 방역대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3개 검역기관 통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언제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까요.
▶현재 3개기관(수의과학검역원, 식물검역원, 수산물품질검사원)으로 분산된 검역검사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통합 조직인 '농수산식품검역검사청'(가칭) 설립을 추진 중입니다. 지난해 11월 '검사청' 출범 방안을 관계부처에 제출했기 때문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출범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검사청이 출범하면 구제역이나 조류 인플루엔자(AI) 등에 대해 지금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친박계 장관으로서 취임 100일이 지났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농정에 대한 견해차를 느낀 적은 없나요.
▶지금까지는 현안 위주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습니다. 8월 말 취임직후 쌀값안정 대책과 이후 채소류 안정방안, 최근에는 구제역 방역 등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특히 FTA를 국내 농축수산업의 경쟁력 강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적극 지지해 주고 계십니다.
-농촌지역에서 다문화 가정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농촌지역 남성기혼자의 국제결혼 비율은 35.2%입니다.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은 3만6000여명으로 전체 결혼이민자(16만70000여명)의 22%가 농촌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미 농촌지역에서 다문화가정은 보편적인 현상이 된 것입니다. 우리 부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서 다문화가정이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가령 이주정착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기초농업교육(500명), 농촌정착지원과정(1,100명) 등을 통해 다문화가정의 정착을 지원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지원보다 더 중요한 게 우리 사회가 하루빨리 '글로벌 시대의 문화공동체' 인식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최근 이주여성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 관련 뉴스가 늘고 있는데 이는 우리 사회의 문화공동체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인식 전환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