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팀 조율 우려 속 물가문제 풀 적임자 평가도
기획재정부는 6일 청와대의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가 나자 그야말로 "깜짝 놀랐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이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선임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나돌던 인사 하마평에서는 임태희 청와대 대통령실장이나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 윤진식 한나라당 의원,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석동 금융위원장,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 장관 등의 이름만 거론됐을 뿐 실제로 단 한 번도 박재완 장관의 이름이 거론된 적은 없었다.
이번 개각을 두고 이 대통령의 기존 인사 관행을 뒤엎는 파격이자 의외의 선택이라는 반응마저 나올 정도였다.
5개 부처 가운데 기획재정부 단 한 곳만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박재완 장관을 기용했을 뿐 나머지 부서는 측근 인사를 철저히 배제하고 유영숙 환경부 장관 후보자 등 신진인사들로 채웠다.
청와대 소식통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처음에는 당초 예상대로 윤진식 의원이나 임 실장, 백 실장, 박 전 경제수석 등을 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염두에 두었다.
언론보도 등도 이들을 중심으로 인사 예상 기사를 써내려갔을 뿐 아무도 노동부 장관에 선임 된지 얼마 안된 박 장관이 재정부 장관을 맡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다른 부서도 대부분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들을 인사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이명박 정부 들어 한 두 차례 고위직을 거쳤던 인사라는 점에서 여론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 조차 개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이 같은 여론이 이 대통령에게 전해지면서 결국 모든 인사가 원점에서 재검토가 이뤄진 것이다. 최근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점도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재정부 장관의 경우에는 물가 등 현안을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경륜을 겸비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부 출신에 경제정책 조정을 맡아본 경험을 지닌 박 장관을 깜짝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한때 재정부 일각에서는 김석동 위원장이 장관으로 오고 임종룡 재정부 1차관이 금융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이는 재정부 고위급 인사에 숨통을 틔울 수 있다는 그야말로 희망사항이 일부 반영된 관측이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김 위원장이 금융위원장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저축은행 구조개혁, 우리은행 매각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라는 점도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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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 직원들은 전반적으로 박재완 장관의 후보자 선임을 두고 다행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박 장관이 '이명박의 남자'로 불릴 정도로 국정 철학을 이명박 대통령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정책 추진에 힘이 실릴 것이란 판단에서다.
재정부 한 관계자는 "박 장관은 꼼꼼하고 성실하신 분으로 소문났다"며 "열심히 하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역대 재정부 장관 중에서 재정부에 몸담은 경력이 가장 짧은 편이지만 전혀 재정부 쪽과 절연된 관계는 아니기 때문에 모두들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 장관의 경우 권위 형이 아니기 때문에 역대 장관하고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박 장관 성품 그대로 소탈한 스타일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박 장관이 7일부터 보고를 받기 시작하기 때문에 조금씩 색깔이 나올 것"이라며 "업무와 관련해서는 상당히 치밀하고 꼼꼼한 스타일이라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장관에 대한 우려도 크다. 박 장관이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긴 해도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행시 22회), 김석동 위원장(행시 23회) 등 대가 센 인물들을 아우르면서 경제팀을 이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다.
박 장관은 행시 23회로 이들과 동기거나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다만 박 장관은 이명박 정권 출범 후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국정기획수석, 고용노동부 장관을 차례로 역임하면서 국가의 주요 정책을 직접 수립하고 집행한 경험이 풍부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박재완 장관이 후보자로 선임돼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게 됐다"고 밝히며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