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내년 '균형예산' 사실상 포기

[단독]정부, 내년 '균형예산' 사실상 포기

김진형 기자, MTN 이대호
2012.08.29 17:07

내년 관리대상수지 '-0.3% 내지 -0.5%' 수정 검토… 적자국채 발행 증가 불가피

"내년에 균형예산으로 편성하겠다고 말씀하시고 계시죠?"(홍영표 민주통합당 의원) "아직까지 결정한 바는 없고요. 8~9월 경기상황을 봐서 내년 전망을 다시 할 필요가 있으면 거기 맞춰서 예산안을 편성하겠습니다. 재정건전성이 중요한 가치라는 인식을 하고 있지만 균형재정에 집착하는 상황은 아닙니다."(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박 장관이 지난 2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균형재정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정부의 내년 예산편성 방향이 '적자예산'으로 기운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지출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세수 확보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 적자국채 발행이 늘어날 전망이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에 균형예산 편성 계획을 사실상 접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대상수지 적자 폭을 올해보다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당초 정부 목표는 관리대상수지를 올해 14조 3000억 원 적자에서 내년에는 2000억 원 흑자로 전환한다는 것이었다. GDP 대비 관리대상수지를 올해 -1.0%에서 내년에 0%로 맞춰 균형예산을 달성한다는 것.

정부는 내년 관리대상수지 비율을 당초 목표했던 0%에서 '-0.3% 내지 -0.5%'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내년 명목GDP 1400조원에 대입하면 내년 예산의 적자규모는 4조2000억원~7조원 수준이 된다. '국제적으로 경기변동을 감안해 GDP 대비 ±0.3%~±0.5%까지는 균형재정으로 본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지만 '사실상 균형예산 포기'인 셈이다.

정부가 균형재정 달성 의지를 사실상 접은 것은 경기둔화 때문이다. 정부가 올해 4월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 편성 기본 방향은 '균형재정 회복'이었지만 2분기부터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해져 예산안의 기본 방향을 완전히 틀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정부는 그동안 정치권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요구에 반대하면서 내년 예산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도 "지난 4월과 지금의 경제상황이 달라졌다"며 "지출액 자체를 늘리는 동시에 지출구조를 바꿔 경기를 살리기 위한 예산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중기재정운용계획상 잡아 놓은 내년 총지출은 341조9000억 원이지만 이를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는 '일자리 예산' 특히 중소기업, 소상공인 지원 예산을 계획보다 확대하는 방향으로 예산안을 편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출은 늘려야 하는데 재정수입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다. 적자예산 편성이 불가피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가 중기재정운용계획상 잡아 놓은 내년 국세수입은 올해보다 8.9% 증가한 224조2000억 원, 세외수입은 22.9% 늘어난 35조2000억 원이지만 경기둔화로 세수 목표 달성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 내에서 "재정수입을 늘리기 위해 내년에 팔 수 있는 것은 어떻게든 팔아야 할 상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결국 부족한 재원은 적자국채를 발행해 메울 수밖에 없어 내년 국채 발행 계획 수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 균형예산 목표를 세우면서 내년 적자국채 발행액은 사실상 '제로(0)'로 계획했다. 정부 관계자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은 해는 없었다"며 "내년도 예산 적자만큼 적자국채 발행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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