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국전기안전공사, 경기 이천 전자회사 정밀 전기안전 점검 현장

"안전모 착용, 안전장구 확인, 안전! 안전! 안전!"
14일 오후 경기도 이천의 한 전자회사내 변압기 앞. 한국전기안전공사 직원 5명이 전기안전 점검에 앞서 안전구호를 외쳤다. 점검원들의 구호는 전력이 공급되는 건물들을 따라 쩌렁쩌렁 울렸다. 이들은 두꺼운 절연 작업복과 헬멧 등을 착용하고 있었다. 작업 시작 전인데도 얼굴엔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기온이 28도를 넘어서는 등 때이른 한여름 날씨 탓이다.
전기안전공사 직원들은 이날 이 회사의 대용량 초고압 전기설비(154kV/684MVA)에 대해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했다. 전기가 안전하게 공급되면서 사업장에서 생산활동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공사는 이 회사와 같이 대형 사업장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공사 직원들은 이날 평소보다 더 꼼꼼하게 전기 시설들을 들여다봤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한층 강조되고 있는 안전의식 때문에 혹시 점검을 놓치고 지나가는 건 없는지 두 세번 점검했다.
이 전자회사는 한달 전기요금만 4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전기를 많이 쓰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 가운데 전력사용량 기준(2013년) 4위를 기록한 회사다.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28만kW의 전력이 공급되고 있었는데, 이는 이천시 전력공급량의 50%에 해당한다. 그만큼 전기안전이 중요한 곳이다.

이상권 전기안전공사 사장도 이날 안전점검 현장을 찾았다. 직접 헬멧을 쓰고 작업자들과 현장을 돌며 전기안전 점검에 나선 것이다. 몇 만 볼트의 전기가 흐르고 있는 변압기와 송변전 시설 등을 돌며 매뉴얼대로 하나하나 체크했다. 이 사장과 공사 직원들이 점검한 건 △154kV 지중케이블 부분방전시험 △154kV 변압기 절연유 유중가스분석 △154kV 변압기 절연유 내압 △산가도 측정 △자외선 영상 코로나 진단 △적외선 열화상진단 등이다. 한국전력에서 전기를 공급하면 그 전기를 받아들이는 송전 시스템과 다시 그 전기를 각각의 공정에 보내는 배전 시스템까지 공사의 점검은 다방면으로 이뤄졌다.
이 사장과 직원들은 특히 절연유 내압 시험과 산가도 측정에 오랜 시간을 할애했다. 절연유 내압시험은 실외 154kV 변압기 내부에서 체취한 절연유를 내압 시험기를 이용 1초에 3000V씩 가압해 몇 KV까지 견디는지를 측정하는 시험이다. 절연유 이상유무를 판단하는 과정으로 2~3분간 안정 후 기포가 없어진 상태에서 동일 절연유로 총 10회 시험한다. 전기의 안정적인 흐름을 체크하는 중요한 점검이다. 산가도 측정 역시 중요한 시험인데 154kV 변압기 내부에서 체취한 절연유를 수산화나트륨을 조금씩(1mg KOH/g) 투입해 알카리성에서 산성으로 변하는 특성을 이용, 절연유 이상유무를 판단한다.
이 사장은 "전기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단 1초의 정전사고도 허락하지 않는 예방진단이다"며 "이 회사는 정기적으로 상반기 1회, 하반기 1회 등 연 2회 전기안전 정밀진단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안전은 이제 첨단 기술력에 의해 좌우되는 시대가 됐다"며 "공사는 앞선 진단 역량을 바탕으로 국가 산업발전과 기술 선진화 노력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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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에 대한 점검은 지난 12일부터 시작됐다. 오는 6월19일까지 39일간 진행되는 점검으로 총 351명(자가용안전진단 273명, 정밀 안전진단 78명)이 투입된다. 이날 점검 결과는 '이상 무'였다. 전기를 안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회사일수록 정전 등 크고 작은 각종 사고가 많은데, 약 96만㎡(약 30만평) 규모의 사업장에서 1만3000명이 일하는 대기업인 이 회사는 최근 10년새 전기사고가 없었다.
특히 지난해엔 사상 최대인 14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경영성과가 좋은데, 회사 관계자들은 안정적인 전력공급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기가 한번 끊기면 작업 손실량이 많다. 또 복구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등 정전사고에 따른 피해가 막대하다. 이를 막기위해 이 회사는 전기안전공사와 지난 2007년 4월 에버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고 매년 이천 사업장 내 자가용 전기설비를 대상으로 안전진단과 정밀진단을 받고 있다.

이 사장은 "최근 일어난 ‘세월호 참사는 우리 모두에게 안전이야말로 스스로 지켜야 할 최우선의 가치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며 "우리 직원들이 근무 중 안전과 기본업무 수행에 더욱 주의를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진단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고객 불편사항과 개선 과제들을 살피고, 사업장 시설 안전은 물론 고객서비스 향상을 위해 선제적인 노력을 펼쳐야 한다"며 "작은 실수 하나가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음을 명심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이 사장은 지난 달 초에도 인천에 있는 대규모 석유화학 사업장을 방문, 시설 관계자들로부터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현장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는 등 취임 후 고객사 현장 방문을 통해 업계와 소통을 늘리고 안전진단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