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효력 사라져 무관세 혜택 소멸, 車 관세 최대 10%로 인상 가능성…정부, 한·영 FTA 조기 체결에 총력

영국이 유럽연합(EU)이 준비 없는 이별, '노딜 브렉시트'를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의 관세 인하와 각종 통관·인증절차 간소화 혜택 등이 사라지면서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영간 무역규모는 144억4000만달러, 수출액은 81억2000만달러였다. 양국간 무역규모는 한-EU FTA가 발효된 2011년을 기점으로 크게 증가해 2017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도 2015년부터 3년 연속 흑자였다.
그런데 15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의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로 '노딜 브렉시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한-영간 교역도 단기적으로 위축이 불가피하다. 노딜 브렉시트시 영국이 EU 관세동맹에서 탈퇴하면서, 현행 한·EU FTA의 영국 내 효력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양국 간 대부분의 공산품은 한·EU FTA의 혜택을 받아 무관세로 교역 중이다. 노딜 브렉시트가 되면 영국은 한국에 최혜국대우(MFN) 실행관세율을 적용하게 돼 지금보다 전반적으로 관세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 MFN 관세는 FTA를 체결하지 않은 WTO 회원국간 적용되는 다자간 실행관세로 FTA 특혜관세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영국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은 3824개, 수출액은 81억2000만달러다. 노딜 브렉시트 후 영국이 EU의 현행 MFN 관세 수준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영국에 수출하는 2948개 품목 중 74.2%인 2186개 품목이 한·EU FTA의 특혜관세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수출금액 기준으로는 66.0%가 영향을 받는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한국은 영국에 약 15억달러 규모의 자동차를 무관세로 수출했다. 하지만 노딜 브렉시트가 이뤄지면 자동차에 최대 10%의 관세가 붙게 된다. 공기타이어 등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도 4.5%로 오른다. 관세 인상은 한국산 제품의 수출경쟁력 하락으로 직결된다.
한국이 영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제품에 대해서도 관세가 오른다. 대표 사례가 스카치위스키다. 한국은 지난해 1억5000만달러 상당을 무관세로 수입했지만, 노딜 브렉시트 이후엔 20%의 관세가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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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부는 전체 교역규모에서 영국이 차지하는 몫이 크지 않아 실물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전 '브렉시트 관계부처 대응회의'를 주재하며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돼도 영국 무역 비중이 낮아 우리 실물경제에 끼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7년 영국과의 교역 규모는 한국 전체 교역의 1.4%, 수출도 전체의 1.4%에 그쳤다.
또 정부는 한·EU FTA를 대체할 한·영 FTA를 빠르게 체결해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한국 협상단은 오는 30~31일 열리는 국장급 무역작업반 회의에서 한·영 FTA 체결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영국 런던으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