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배달라이더 영향 고려시 '불허' 가능성 높아질 듯

'혁신이냐, 민생이냐'
배달앱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간 기업결합 심사(審査)에 돌입한 공정거래위원회 심사(心事)가 복잡해졌다. 기업결합이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소상공인·배달라이더에게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다. 공정위는 '혁신 촉진'과 '민생 안정'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6일 공정위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와 우아한형제들 간 기업결합 심사의 첫 단계인 '시장 획정'을 위한 자료를 검토 중이다. 요기요 운영사 DH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30일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기업결합 심사는 시장(상품·지리적 시장) 획정→시장점유율 산정 및 시장집중도 평가→경쟁제한성 평가→경쟁제한성 완화 요인 검토→효율성 증대 효과와 경쟁 제한 효과 비교→시정조치 순서로 진행된다.
이번 기업결합 심사는 시장 획정이 중요하다. 관련 시장을 배달앱으로 한정하면 DH의 독점을 이유로 기업결합을 불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 획정 단계를 넘어가도 공정위 고민은 남는다. 공정위는 역할 상 '혁신 촉진'과 '민생(소비자) 안정'이라는 두 가치를 동시에 추구한다.
시장 획정 이후 진행되는 '경쟁제한성 판단', '효율성 증대 효과와 경쟁 제한 효과 간 비교' 단계에서 공정위 가치 판단이 이뤄진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간 기업결합을 혁신으로 보고 '효율성 증대'에 초점을 맞춰 승인 결정을 할 수 있다. 반대로 일부 혁신을 인정하더라도 '경쟁 제한 효과'가 더 커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보면 불허에 무게가 쏠리게 된다.
최근 조성욱 공정위원장 발언에서도 고민이 묻어났다.
조 위원장은 지난달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 후생에 있어 네거티브(부정적) 효과가 있는 부분과,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부분 양쪽을 비교 형량해서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소상공인, 배달라이더에 미칠 영향을 함께 고려한다면 불허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기업결합이 국민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준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요식업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다양한 배달앱 시장 참여자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배달 라이더에 대한 영향도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심사 때 소상공인, 배달라이더에게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고려할지 현재로선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쟁제한성, 소비자 후생 등 여러 요소를 종합 고려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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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결론은 이르면 이달 나온다.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신고일(이번 건은 12월 30일)로부터 30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요시 최대 90일 연장할 수 있고, 자료보정 기간은 심사 기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결정은 올해 중순까지 넘어갈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어떤 결론이 나오든 공정위가 신속하게 움직여야 기업이 사업 관련 결정을 할 수 있다"며 "되도록 심사를 빨리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