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정책 담당자들의 최우선순위 과제로 떠올랐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갈등, 아직까지 이어지는 일본의 수출규제조치 등도 차순위로 밀려나고 있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주재할 예정이던 '일본 수출규제 및 중동 관련 관계장관회의 개최'가 취소됐다.
이 회의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에 따른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과 리스크 점검, 일본의 수출규제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과 국내 산업계의 피해상황 점검 등을 논하는 자리다.
회의 취소 배경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신종코로나 사태가 많은 국민들의 우려를 낳고 있는 상황에서 역량을 분산시키지 말자는 취지"라며 "회의에 참석하려던 다른 부처들도 신종코로나 현안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 회의를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확진자 4명이 나온 신종코로나는 방역당국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부처에 일거리를 만들고 있다. 공항과 항만의 방역 강화, 신종코로나 대처를 위한 예산 운용, 우한 교민 수송을 위한 중국과의 외교적 협의, 소비심리 위축 방지, 초·중·고 개교일정 연기 논의 등이 모두 신종 코로나와 관련됐다.
특히 전세기로 수송한 우한 교민들이 임시수용될 예정인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의 주민 반발을 무마하는 게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수용 소식이 알려진 지난 29일 해당지역 주민들은 트랙터 등으로 도로를 봉쇄하고 현장에 나간 보건복지부 차관을 공격하는 등 성난 민심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울러 미-이란 사태와 일본 수출규제의 위기감이 최근 감소한 것도 회의 연기에 한몫 했다. 미국의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살해 이후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던 중동 정세는 양국이 확전을 자제하면서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다는 평이다. 일본의 수출규제조치도 소재·부품·장비 자립화를 위한 정책지원과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 성공 등에 힘입어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히지 못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중동 사태와 일본 수출규제조치가 마무리돼 정부가 더 이상 신경쓰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면서도 "당장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신종코로나 사태에 먼저 집중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