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투쟁 거부 'MZ세대' 노동운동, 주류로 자리잡을까

일방적 투쟁 거부 'MZ세대' 노동운동, 주류로 자리잡을까

이창명 기자
2021.07.05 19:20

[MT리포트]민주노총·한국노총 거부하는 MZ세대④

[편집자주] MZ세대가 노동운동의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MZ세대들은 투쟁 중심의 기존 노조를 거부하는 대신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경제적 처우 개선에 주력하며 새로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상위단체 가입보다 독자적으로 운영되며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는 MZ세대의 노조가 노동운동에 새바람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종로3가 거리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에 따른 정부의 집회 자제 및 엄정대응 방침에도 민주노총은 Δ산재사망 방지 대책 마련 Δ비정규직 철폐, 차별 시정 Δ코로나19 재난시기 해고 금지 Δ최저임금 인상 Δ노조할 권리 보장, 5가지를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2021.7.3/뉴스1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종로3가 거리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에 따른 정부의 집회 자제 및 엄정대응 방침에도 민주노총은 Δ산재사망 방지 대책 마련 Δ비정규직 철폐, 차별 시정 Δ코로나19 재난시기 해고 금지 Δ최저임금 인상 Δ노조할 권리 보장, 5가지를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2021.7.3/뉴스1

MZ세대의 노동운동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새로운 흐름 자체가 신선하고, 기존 노동운동의 문제점을 잘 드러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청년 사무·연구직 노조 대표들과 함께 대화에 참여한 손보영 노무사는 "그동안 젊은 세대들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불합리하고 불공정하다고 느낀 점들은 많았지만 경험이 부족해 나설 수 없었다"며 "하지만 이번엔 본인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다는 점을 깨닫고, 기성세대의 전유물이라 여겨온 노동운동에 스스로 나선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노무사는 "기성세대가 노동운동을 통해 잘 만들어놓은 제도들이 많다"면서 "젊은 세대들이 이를 재해석해서 잘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기존 노동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장하지 못한 한계가 MZ세대의 사무·연구직 노조 활동으로 나타났다는 분석도 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1987년 이후 생산직 중심의 노동운동이 많은 성과도 냈지만 대다수가 누리지 못하고, 제한된 10% 이내에 머물렀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생산직 중심의 노동운동이 많은 것을 이뤘지만 그 결실이 모든 곳에 스며들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제분야에서 말하는 '낙수효과'처럼 노동운동도 '낙수효과'가 필요한데 기존 노동운동은 사회 전반에 확장하기 위한 정책적 혹은 제도적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며 "결국 자신의 이해만 대변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더 나은 조건의 사람들이 혜택을 더 받는 모순이 생겼고, 사무·연구직의 불만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넥타이 맨다고 대접받는 사회 아냐"…MZ세대 노동운동 사회적 메시지 없인 한계

사무·연구직인 화이트컬러와 생산직인 블루컬러간 임금이나 근로조건 등의 격차가 좁혀지거나 역전되면서 자연스럽게 MZ세대의 노조설립으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MZ세대의 노동운동을 "이제 더 이상 넥타이 맨다고 대접받는 사회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정 교수는 "예전엔 사무·연구직들이 노동운동이나 노조 설립에는 관심도 없었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젠 노조가 있는 회사 내에선 생산직의 영향력이 사무·연구직보다 크고, 근로조건도 나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사무·연구직이 자기 권리를 찾기 위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세대가 강조하는 공정성이 노동운동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이 교수는 "MZ세대의 노동운동은 기존 기성세대의 인적대체에 머무르지 않는다"며 "MZ세대는 특히 자기 노력이나 실력에 맞춘 보상 등을 노조활동을 통해 가능하다고 바라보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청년 사무·연구직이 자신만을 위한 임금상승이나 복지실현 등에만 머무른다면 한계도 분명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사무·연구직 노동운동이 지속성을 담보하려면 독자적이고 일관적인 정책방향과 조직을 갖춰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존과 다른 새로운 사회적 메시지를 갖춰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조직이 유지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어떤 노동운동이든 그들 세대의 이익을 기초해서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럽다"면서도 "하지만 노동운동이 이기적인 형태로만 이어진다면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상실하거나 설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도 "노조는 이익집단 만은 아니다"라면서 "임금이나 복지 차원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없이 실리만 추구하는 노동운동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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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명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이창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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