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와 외교부의 '밥그릇'싸움…누가 이겼나요?[세종썰록]

산업부와 외교부의 '밥그릇'싸움…누가 이겼나요?[세종썰록]

세종=김훈남 기자
2022.05.07 05:20
[편집자주] [세종썰록]은 머니투데이 기자들이 일반 기사로 다루기 어려운 세종시 관가의 뒷이야기들, 정책의 숨은 의미를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인수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에게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전달 받은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인수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에게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전달 받은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5년마다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 관가에는 '장'이 열립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정부의 국정철학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 조직을 손보는데 그 결과에 따라 짧게는 5년, 길게는 십수년간 부처의 위상과 업무가 달라집니다. 밖에서 보기엔 '밥그릇' 싸움이라고 비판을 듣겠지만 공직사회에서 생활하는 이들에겐 꽤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번 윤석열정부 인수위 정부조직 개편의 뜨거운 감자는 통상업무였습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가 맡고 있는 통상기능을 외교부로 옮길 지를 놓고 양 부처가 수면 위아래에서 첨예한 여론전을 벌였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문재인정부가 인수위없이 출범한 탓에 10년만에 조직개편을 논의한 탓이었을까요. 현직 고위관료까지 가세하는 여론전이 격화되자 인수위가 공개 경고를 하는 진풍경도 벌어졌습니다.

인수위가 두달간 활동을 마친 지금 산업부와 외교부의 '밥그릇 싸움'은 인수위의 공개 경고 이후 '휴전'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여소야대'로 출범하는 윤석열정부가 정부조직입법의 현실적 제약을 이유로 문재인정부의 18개 부처 조직을 그대로 두기로 결정하면서 '하드웨어'는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소프트웨어'는 인수위가 3일 발표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수위는 부처별 과제를 통해 산업부에는 '산업경쟁력과 공급망을 강화하는 신(新) 산업통상전략'을, 외교부에는 '능동적 경제안보 추진'을 통상분야 국정과제로 각각 제시했습니다.

이번 통상업무 이관 여론전에서 산업부는 산업계와의 긴밀한 소통을 골자로 '산업통상'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외교부는 국제 협상 무대 경험과 국가 전략기술을 활용한 '경제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웠습니다. 윤석열정부 국정과제 역시 두 부처의 주장을 하나씩 담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세부적으로는 산업부에는 산업-통상간 연계·협력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 등 역내 통상규범 주도를 주문했습니다. 외교부에는 우리 정부 주도의 대외 경제안보 환경을 조성하고 G20,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등 다자 경제협력체에서 의제 설정을 주도해달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현 정부 조직이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현재로선 통상업무는 산업부에 두고 운영하되 국제 협상 과정에서 외교부와 협력하라는 취지로 이해한다"며 "양 부처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통상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산업부와 외교부의 밥그릇 싸움이 '종전'이 아닌 '휴전' 상태인 만큼 재점화될 여지도 남아있습니다. 당장 산업부와 외교부 양 부처는 장관 인사청문회 국면 이후 진행될 차관 등 고위직 인사에서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인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통상교섭본부장은 대외적으로 장관급으로 새 정부의 통상을 총괄할 예정입니다. 그 인선에 따라 차후 있을 정부 조직 구성에서의 방향성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훈남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김훈남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