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i(인플레이션) 시대 생존전략] ⑤금리 왜 올리나

5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의외로 41년 만의 최고치로 치솟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0.75%p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 사이 미국 증시는 휘청거렸고, S&P500지수는 공식적으로 약세장에 진입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움직임은 1980년대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유명한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을 떠올리게 한다. 볼커 전 의장은 카터 전 대통령에 의해 연준 의장으로 지명됐으며 1979년 8월 연준의장에 취임했다.
1970년대 미국은 두 차례에 걸친 '오일 쇼크'를 겪었으며 70년대 전반에 걸쳐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를 좀먹고 있었다. 1979년 인플레이션이 13%를 넘어서자, 볼커 전 의장은 미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 나섰다.
1979년 8월 취임한 볼커는 같은 해 10월 6일 11.5%였던 기준금리를 단숨에 15.5%로 4%p 인상하는 특단의 조치를 단행했다. 이날은 후일 언론에 의해 '토요일 밤의 학살'로 명명됐다. 볼커 전 의장은 1979년 평균 11.2% 수준에 머물던 기준금리를 1981년 6월 최고 20%까지 올리며 인플레이션과 싸웠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해, 은행 대출금리는 1981년 21.5%까지 급등했으며 미국경제는 1980~1982년 경기후퇴와 고용저하가 지속됐다. 당시 미국 실업률은 11% 가까이 치솟으면서 건설, 농업, 제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자동차 딜러들은 안 팔린 자동차의 키를 연준으로 보냈으며, 부채로 고통받는 농부들은 트랙터를 몰고 워싱턴으로 몰려와서 연준이 위치한 에클레스 빌딩을 봉쇄했다. 살해 위협까지 받은 2미터 장신의 볼커 전 의장은 권총을 차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볼커 전 의장의 금리인상 조치는 결국 먹혔다. 1980년 3월 14.8%로 최고치를 경신했던 인플레이션은 1983년 3% 아래로 하락했다. 볼커는 1982년부터 긴축정책 전환에 나섰으며 1983년부터 미국 경제는 반등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 연준이 22년 만의 최대폭인 '빅 스텝'(0.5%p 금리인상)을 단행한 후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기자회견에서 0.75%p 인상(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배제하고 두 번 정도 0.5%p 인상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과 달리 전년 동월 대비 8.6% 상승하는 등 41년 만의 기록적인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면서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파월 연준의장은 결국 0.75%p 인상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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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기준금리가 같아진 한국 역시 당분간 금리인상이 예상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적 스탠스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 달(7월) 빅스텝 전망도 나온다. 다만 16일 골드만삭스가 한국의 연말 기준금리를 2.75%로 예상하는 등 연내 기준금리가 미국에 역전될 가능성도 보인다.(미국의 연말 예상 평균 기준금리 3.4%) 높은 가계부채 비율 등은 금리 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