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상 한번 받아보지 못한 13명..아이들 목숨을 앗아간 '학대'

생일상 한번 받아보지 못한 13명..아이들 목숨을 앗아간 '학대'

정현수 기자, 이창명 기자
2022.09.07 05:30

[MT리포트]코로나 시대 아동학대의 민낯①

[편집자주] 정부가 최근 발표한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전년 대비 30% 가까이 급증했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후 역대 최대 규모의 증가율이다. 2020년 주로 집에만 머물던 아이들이 다시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감춰졌던 아동학대의 민낯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아동학대의 면면을 살펴보면 충격 그 자체다. 아동학대는 반복되는 경향을 보인다. 부모의 극단적 선택에서 목숨을 잃은 아이도 있다.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아동학대 통계를 토대로 아동학대의 현실을 짚어봤다.

지난해에만 40명의 아이가 아동학대로 목숨을 잃었다. 그 중 만 1세 미만 아기가 13명이다. 이 아이들은 생일상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세상에 첫 발을 내딛지도 못한 채 하늘의 별이 됐다. 정부는 '정인이 사건'처럼 전 국민적 분노가 집중될 때마다 아동학대 정책을 손질했다.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감춰졌던 아동학대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 아이를 향한 학대는 되풀이되고, 부모의 극단적 선택에 희생양이 되기도 한다.

코로나19(COVID-19) 사태의 장기화는 이런 아동학대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해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수면 위로 드러난 아동학대도 상당수다.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정부의 '아동학대 통계'에 그 모든 진실이 담겨 있다.

"신고가 많이 늘었다지만"..10년간 6.2배 급증

보건복지부가 매년 발표하는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 판정사례는 매년 크게 늘고 있다. 해당 통계의 아동은 만 18세 미만을 의미한다. 2011년 6058건이었던 아동학대 판정사례는 지난해 3만7605건으로 늘었다. 10년 동안 6.2배나 늘어난 것인데,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21.7%의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유독 아동학대가 많이 발생했다. 2020년에는 아동학대 판단 사례의 증가율이 전년 대비 2.9%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0%대의 증가율을 보였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면서 학교 등 외부에서 (아동학대) 위기징후를 발견하는 사례가 전년(2020년)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감춰졌던 아동학대의 민낯은 경찰청의 '아동학대 발생현황 자료'에서도 드러난다. 최영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아동학대로 112에 신고된 접수건수는 2만6048건이다. 2019년 1만4484건이던 112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2020년 1만6149건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지난해 폭발적으로 늘었다.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 중 재학대도 적지 않다. 재학대는 5년 사이에 학대가 다시 발생한 경우다. 아동학대 재학대 비율은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2019년 11.4%였던 재학대 비율은 2020년 11.9%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전체 아동학대 판단 사례 3만7605건 중 재학대 사례가 5517건(14.7%)에 달했다.

아동학대 비극은 사망으로도 이어져

재학대 가해자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친부(50.4%)와 친모(41.8%)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재학대 아동 중 분리보호가 이뤄진 경우는 24.7%에 그쳤다. 보호체계를 유지하는 원가정보호 비율은 74.4%다. 재학대 가해자의 대부분인 부모와 함께 생활하면서 재학대의 가능성을 키운 셈이다. 물론 분리보호의 현실적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재학대 사례를 3세 단위의 피해 아동 연령별로 살펴보면 10~12세가 25.6%로 가장 많다. 이어 13~15세(24.9%), 7~9세(19.8%) 순이었다. 중학생이나 초등학교 고학년처럼 분리보호가 어려운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전체 통계에서는 분리보호 비율이 낮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약 25%의 분리보호 비율이 낮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동학대의 비극은 결국 사망 사례로 이어진다. 최근 5년 동안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이는 총 191명이다. 2019년 42명, 2020년 43명, 2021년 40명 등 최근 3년 동안 꾸준히 사망자가 4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아동학대의 사망한 아이 중 1세 미만이 13명(32.5%)으로 가장 많다. 특히 2세 이하의 아이가 전체의 47.5%를 차지한다.

지난해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이들의 가해자는 친부모인 경우가 68.5%로 가장 많았다. 사망에 이르게 한 아동학대 유형은 신체학대(46.3%)와 방임(29.6%) 순이었다. 아동학대 살해 가해자 54명 중 무기징역의 처분을 받은 사람은 1명이었다. 25년 초과~30년 이하의 징역을 받은 사람은 6명 있었다. 내사종결된 사람은 10명이었는데 대부분 자녀를 살해한 후 자살한 경우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인이 같이 아동학대로 숨진 아이들이 정인이법 같이 관련 규정을 크게 개선시키는 유산을 남겼다"면서 "하지만 아직 행정 측면에서 보면 아동학대를 전담하는 이들의 근무환경이 열악해 전문가 확보가 어려운 만큼 이들을 위한 관련 예산과 인력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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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이창명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이창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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