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나라는 불안해도 에너지만큼은 확고해야

[기자수첩]나라는 불안해도 에너지만큼은 확고해야

세종=조규희 기자
2025.01.15 16:08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일인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시민이 촛불을 들고 있다. 2024.12.07. /사진=조규희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일인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시민이 촛불을 들고 있다. 2024.12.07. /사진=조규희

"한국 정치가 불안해서 국책 에너지 사업이 추진될 수 있을지…"

한국 투자를 희망하는 외국 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비상 계엄‧탄핵 정국 속 국내 정치‧경제 상황을 지켜보는 해외의 시선엔 작은 기대와 큰 우려가 공존한다.

정부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해도 선뜻 믿지 않는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야 한다'는데 외국 기업 입장에선 확인해야 할 돌다리가 더 생겼다. 정부 입장에선 돌다리는 튼튼하다고 확인해주고 더 늘어날 돌다리는 없다는 믿음까지 줘야 한다. 정부에 대한 신뢰 여부는 또다른 변수다.

'에너지 정책'의 경우 더 그렇다. 해상풍력, 태양광, 원전 등 에너지 정책은 정부의 일관된 메시지가 중요한 데 정부와 국회의 엇박자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이 대표적이다.

첨단 산업 육성, 기간 산업 경쟁력 유지, 확대 추세의 국민 전기사용량을 고려해 정부가 마련한 전기본에 대해 국회 논의가 미뤄지고 있다. 비상 계엄‧탄핵 등 혼란 때문이 아니다. 원전을 더 줄이라는 야당의 요구에 길을 잃었다. 신재생 에너지 보급량을 최대치로 산정하고 원전 활용을 최소화하는 내용으로 계획을 잡은 정부로선 답답할 노릇이다.

전세계 원전 르네상스가 펼쳐진 가운데 경쟁국과 해외 경쟁사는 강 건너 불구경하며 속으로 웃는다. 해외 원전 수주로 국가 경제를 뒷받침하려는 국내 원전 생태계는 또다시 혹한기가 올까 두려워한다. 한국의 원전 기술력을 인정해 수주를 고심하는 국가들도 고개를 갸우뚱한다. 국가 차원의 협력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흔들림없는 에너지 정책은 국회의 입법, 정부의 집행, 기업의 참여 등 3박자가 갖춰져야 한다. 어느 한 곳에서 어긋나면 해외 진출, 기업 성장 등을 포함해 국내 에너지 산업 전반이 흔들린다.

이 여파는 국민 경제와 직결되고 '블랙아웃'이라는 실생활의 마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전기본 확정을 포함해 해상풍력특별법, 국가기간전력망확충법 등 에너지 법안 확정은 정치 불안이 이어지는 현시점에서 대한민국이 국내외로 보낼수 있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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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희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조규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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