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남원시가 10년 이상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온 지리산 친환경 전기열차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환경영향평가 결과 이 사업이 국가환경정책과 부합하지 않고 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의 훼손 우려가 커 재검토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1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환경부 소속 전북지방환경청은 지난해 12월 남원시가 요청한 '산악용 친환경 운송시스템 시범사업'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협의의견을 지난 11일 남원시에 회신했다.
전북환경청은 회신 의견을 통해 "해당 사업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를 검토한 결과 생태·환경적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의 훼손 등 환경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원시가 2013년부터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이 사업은 지리산 자락의 육모정에서 출발해 고기삼거리를 거쳐 해발 1170m 높이에 있는 정령치까지 이어지는 총 연장 13km 구간의 친환경 전기열차를 운행하는 프로젝트다. 산간지역 주민들의 교통불편 해소와 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추진됐다. 예상 총 사업비는 1000억원 이상이다.
남원시는 국내 최초로 도입되는 산악열차라는 점을 강조했다. 급격사와 급곡선 구간에서도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 방식의 산악형 트램을 목표로 했다.
시범사업이 2022년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시행하는 국가 R&D(연구·개발)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 남원시는 2026년까지 국비 278억원을 투입해 고기삼거리~고기댐 인근에 1km 시범노선을 부설하고 차량 3량1편성을 제작해 운영할 계획이었다.
남원시가 신청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사업 전체가 아닌 시범사업만을 대상으로 했다. 하지만 전북환경청은 "향후 상용화 사업 계획이 국립공원과 백두대간 보호지역 내 핵심구간을 대상으로 하기에 전체 사업노선에 대한 개발계획의 적정성과 입지 타당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북환경청의 지적 사항은 장래 상용화 사업의 실현 가능성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과 생태계·자연경관의 훼손 우려가 크다는 점 등 2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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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는 시범사업 이후 본사업과 연계한다는 계획이지만 전북환경청은 시범구간만으로는 기술 검증과 상용화 개발 가능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시범노선의 중장기 활용방안인 주변 관광지 연계와 지역주민 이동권 보장 역시 입지 등을 볼 때 미흡하다고 봤다.
중요한 건 환경적 요인이었다. 전북환경청은 "이번 사업은 생태자연도 1급지의 훼손과 하천 인접 구간의 도로 확장, 인공구조물 설치 등을 계획하고 있어 주변지역에 서식하는 수달, 반달가슴곰 등 법정보호종의 생장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곳은 수달, 삵, 황조롱이, 애기뿔소똥구리 등 다양한 법정보호종의 서식이 확인된 지역"이라며 "사업시행 시 과도한 지형변화, 소음·진동, 빛공해 발생 등으로 법정보호종의 서식활동이 교란될 우려가 있다"고 적었다.
또 "급경사·급곡선의 운행 조건 구현을 위해 산사태위험 1·2등급 지역에 과도한 공사가 시행될 경우 지형 및 경관 훼손이 예상된다"며 "열차 운행시 하중과 진동의 영향으로 산사태 발생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남원시는 난감한 상황이다. 지난해 3월에 신청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서는 제출서류 미비 등의 사유로 반려 조치를 받았다. 서류 보완을 거쳐 이번에 재신청을 했지만 사실상 사업 부동의 의견이 나온 것이다.
남원시 관계자는 "환경청의 지적 사항에 대해 보완 조치를 해서 계속 추진할지, 사업을 중단해야 하는 지 등 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와 환경단체 등에서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에는 전북 4대 종단 성직자들이 지리산 전기열차 사업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국립공원의 개발이라는 점에서 논란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의 경우 40여년 간 찬반 논란 끝에 2023년 환경부가 조건부 승인 의견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