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미국의 첫 정상회담 이후 양국 산업협력은 한층 가속화, 공고화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은 조선소를 미국에 세워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앞으로 미국은 한국으로부터 배를 구매할 것"이라고 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조선 분야뿐만 아니라 제조업 르네상스가 이뤄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도 함께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정부가 꼽는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는 △경제·통상 분야 안정화 △산업측면에서 새로운 영역 개척 등이다. 모두 산업과 직결된다. 이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는 양국 주요 기업인이 대거 참석했다. 논의가 길어져 발언 시간 제약만 없었다면 1박2일 워크숍으로 이어질 만큼 활발했다는 후문이다.
미국발 관세 파고를 처음 막아낸 게 조선업이었다면 두 번째 시험대는 에너지 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알래스카 프로젝트 합작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참여를 사실상 압박했다. 숙제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몫이다.
원전 협력을 두고선 양국 정상 간 '의미 있는' 논의가 오갔다고 한다. 추가 협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처음 논의에서 배제될 뻔한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뒤늦게 들어와 협력 방안을 얘기했다. 에너지 협력 카운터파트너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의 협의 채널을 가동하기 위해서다.
에너지를 '산업'으로 보는 시각은 양국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 공감대 속에서 실질적 논의와 진전을 이뤄가고 있다. 협력의 길이 더 열리겠지만 갈 길도 멀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에너지를 산업에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후·환경+에너지'라는 구상인데 산업 진흥과 환경 규제를 한 틀에 묶으려는 시도다. 물과 기름을 섞는 발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조선, 반도체, 자동차, 인공지능(AI) 같은 주력산업은 에너지 기반이 뒷받침돼야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제조업 르네상스'도,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탈피도 첨단산업과 에너지 연계 아래서 가능하다.
부처 차원의 에너지 분리는 국민·산업계의 공감대와 국제적 관계를 충분히 반영해야 할 사안이다. 기후와 에너지, 산업과 에너지 중 양자택일을 고민할 만큼 한가한지도 의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