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노동장관의 소통과 노조법 개정

[기자수첩]노동장관의 소통과 노조법 개정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5.09.03 04:18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취임 이후 현장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양대 노총과 고공농성 노동자 등 노동계뿐 아니라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영계와도 적극 소통하는 모습을 보인다.

노동자 출신 장관으로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고 노사 모두와 대화하려는 노력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김 장관의 소통 행보가 산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 일방 통과 이후에야 본격화됐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하청 노동자가 원청을 상대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파업으로 발생하는 손해에 대한 과도한 배상 요구를 제한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원·하청 구조 속에서 노동자의 실질적 권리를 보장한다는 의의가 있지만 경영계는 불확실성이 커진다고 우려한다.

김 장관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영계와 적극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하지만 이미 법이 통과된 상황에서 사후약방문식 소통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경영계는 되묻고 있다.

무엇보다 법 개정 전 충분한 사회적 논의나 숙의가 없었다는 건 문제로 지적된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개혁을 추진할 때는 이해당사자가 머리를 맞대는 사회적 대화기구를 통해 조율하는 것이 원칙이다.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이미 존재한다.

그러나 노란봉투법 논의 과정에서는 이 기구는 활용되지 않았다. 사회적 대화는 물론 제대로 된 토론의 장도 없었다. 경영계가 수차례 성명을 내고 입장을 밝혔지만 담아내는 노력은 부족했다. 아무리 취지가 좋더라도 공감대가 부족하면 정당성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김 장관은 최근 고용노동부의 공식 약칭을 '노동부'로 바꾸면서 "고용과 노동은 이분법으로 나눌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고용과 노동, 기업과 노동자를 나누지 않고 모두를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다.

이미 통과된 법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러나 사후약방문식이라도 소통은 필요하다. 법이 시행되기 전까지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면서도 경영계의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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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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