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조? 5조? 탄소감축 비용 제각각…기후부는 "과도한 산정" 반박

2.5조? 5조? 탄소감축 비용 제각각…기후부는 "과도한 산정" 반박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5.11.12 04:28
인천 서구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2025.02.04. amin2@newsis.com /사진=뉴시스
인천 서구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2025.02.04. [email protected] /사진=뉴시스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높이고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확대하면서 기업들의 비용 부담과 전기요금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산업계 내에서도 추산 방식과 가정이 제각각이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산업계가 제시한 수조원대 추가 부담이 과도하다고 본다.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선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산업계 분석에 따르면 배출권 유상할당 비중 확대에 따라 발전사와 주요 제조업체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은 약 2조5000억~5조원으로 추산된다. 분석에 따라 배출권 유상 구매 비용으로 보거나 전기요금 인상 부담으로 계산했지만, 공통적으로 수조원대의 추가비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우려한다.

문제는 비용 산정 과정에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대입되면서 추정 범위가 넓어진다는 점이다. 정부는 현재 10% 수준인 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발전부문에서 내년부터 15~50%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무상으로 받던 배출권을 유상으로 구매하면 비용은 늘 수밖에 없지만 경기 상황·탄소저감 속도·배출권 가격 등 변수에 따라 실제 부담 규모는 달라진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제4차 계획기간(2026~2030년) 동안 철강·정유·시멘트·석유화학 업계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배출권 비용을 최대 5조원으로 추산했다. 업종별 배출권 예상 추가수요에 톤당 5만원의 가격을 곱해 산정한 결과다. 현재 시세인 톤당 1만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1조원으로 줄어든다.

대한상의는 "4개 업종의 일부 기업만 조사된 점을 감안하면 향후 우리 산업계는 중국, 일본 등 주요 경쟁국과 대비해 상당한 탄소비용을 부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배출권 유상할당의 직접 대상인 발전업계도 비용 부담 우려를 제기한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4차 계획기간 동안 석탄화력발전 5개사(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가 유상으로 구매해야 할 배출권은 약 3억3500만톤이다. 배출권 가격을 톤당 1만원으로 잡으면 추가 비용은 약 3조35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과다 산정됐다"며 반박했다. 산업계가 추산한 4개 업종은 '탄소누출업종'으로 분류돼 내년 이후에도 100% 무상할당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또 무상할당분을 초과해 배출되는 탄소에 대한 유상구매 비용 역시 과도하게 산정됐다고 지적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산업계가 추산한 배출권 구매 비용은 생산량이 회복되면서 현재보다 배출량이 증가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한 것"이라며 "3차 계획기간 동안 과잉 할당으로 기업들은 배출권 판매수익이 발생했고 여전히 많은 잉여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 추산 과정에서 계산 오류로 발표된 수치를 정정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지난 4월 한국경제인협회는 에너지경제연구원의 한 연구위원 분석을 근거로 발전부문 유상할당 확대로 인한 제조업 전기요금 인상효과가 5조원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기후부가 전기사용량 통계 오류를 지적하자 한경연은 인상효과가 2조5000억원으로 정정했다. 이에 대해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연구원 개인의 분석일뿐이라며 본원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산업계와 정부 모두 이해관계에 얽혀있어 주장은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다. 결국 제3기관의 객관적 분석을 토대로 한 시뮬레이션이 부재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정부 내부적으로도 배출권 유상할당 확대로 인한 비용 부담, 전기요금 인상 효과 등을 분석하고 있다"며 "LNG 가격과 배출권 가격 등 전기요금에 영향을 주는 변수나 가정이 다양해 비용 추산 범위는 넓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사무엘 기자

안녕하십니까. 머니투데이 김사무엘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