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재정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했다.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자진 사퇴 없이 인사청문회까지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행보로 해석된다.
이 후보자는 6일 오후 서울에서 재정운용 관련 학계·연구기관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재정운용 여건과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지난달 28일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사실상 첫 외부 일정이다. 그간 이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외부 일정 없이 인사청문회를 준비해왔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병구 인하대 교수, 우석진 명지대 교수, 윤동열 건국대 교수, 김정훈 재정정책연구원장, 김현아 조세연 선임연구위원,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 등 6명이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민생 부담 완화와 구조적 전환기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이 보다 능동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경기 대응과 성장 동력 확충, 재분배 기능을 중심으로 재정의 역할을 정상화하고 '민생'과 '성장'에 초점을 둔 재정운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지속 가능한 재정운용을 위한 재정 혁신의 중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의무지출 효율화와 지출 우선순위 재조정을 통해 비효율적 지출을 철저히 관리하고, 성과 점검의 투명성과 국민 참여를 강화해 재정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 후보자는 "대내외 여건이 유례없이 엄중하다"며 "민생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인공지능(AI) 대전환·인구 변화·기후 위기·양극화·지방 소멸 등 성장 잠재력을 위협하는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기 회복세 공고화와 잠재성장률 반등, 양극화 완화를 위해 지금이야말로 재정이 적극적으로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할 시점"이라며 "재정이 필요한 시점에 제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일관된 소신"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꼭 필요한 분야에 스마트한 맞춤형 지원을 하는 '똑똑한 재정'을 강조하는 한편, "중복은 걷어내고 누수는 막아 재정 여력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며 강력한 지출 효율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러 부처에 산재한 유사·중복 사업을 정비하고 의무·경직성 지출을 재구조화하는 것이 기획예산처의 존재 이유라고도 했다. 재정 투자의 생산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책임 있는 적극재정 구현'을 공직자로서의 마지막 소명으로 삼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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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민의힘은 자당 출신인 이 후보자를 향해 연일 낙마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보좌진 갑질과 영종도 땅 투기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최근 10년 새 재산이 110억원 이상 늘어난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기획예산처 인사청문회 지원단은 "실질적인 재산 변동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국회의원 재직 당시 백지신탁으로 신고 대상에서 제외됐던 가족회사 비상장주식이 국회 퇴직 이후 신고 대상에 포함되면서 재산 신고액이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비상장주식 신고 기준이 2020년부터 액면가에서 평가액으로 바뀐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영종도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서는 해당 토지가 이 후보자의 KDI 재직 당시 수행한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관련 도로 사업 역시 이 후보자 퇴직 이후에야 예타를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대통령실은 예정대로 인사청문회를 열어 해명을 들어본 뒤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명 자체가 도전"이라며 "청문회까지 지켜보고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