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보다 '물가' 무게 둔 금통위…연내 금리 인상될까

'성장'보다 '물가' 무게 둔 금통위…연내 금리 인상될까

최민경 기자
2026.04.10 17:0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7회 연속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했지만 통화정책 기조는 이전보다 물가 대응 쪽으로 무게추가 이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지난 2월까지 유지되던 '성장세 회복 지원' 문구가 빠지고, 물가·금융안정 중심의 조건부 대응 문구가 강조됐기 때문이다. 중동전쟁 장기화 여부에 따라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은은 10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기준금리 동결 배경과 관련 "향후 중동사태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사태의 추이와 파급영향을 좀 더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중동전쟁으로 물가의 상방압력과 성장의 하방압력이 함께 증대되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신중한 입장을 견지한 것이다.

금리 동결 이후 진행된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에서도 통화정책 관련 조심스러운 입장은 유지됐다. 이 총재는 3개월 금리 전망에 대해선 "인상·인하 논의는 크게 없었고 사태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금통위에서 통화정책의 중요 변수로 꼽혔던 고환율과 관련해선 "환율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올라간 만큼 이란 사태가 안정되면 그만큼 빠르게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긴축 정책을 펼쳤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와는 정책 대응 환경이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당시에는 팬데믹 이후 수요 회복이 강해 물가 압력이 중심이었지만 현재는 공급 충격이 물가뿐 아니라 경기 둔화 요인으로도 작용해 정책 판단이 더 복잡하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의 문구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월엔 결정문에 '성장세 회복을 지원해 나가되'라는 표현이 들어있었지만 이번 결정문에선 관련 문구가 빠졌다.

지원 표현이 삭제된 것은 통화정책의 우선순위가 경기 방어에서 물가 관리로 이동했음을 시사한다는 해석이다. 실제 한은은 4월 경제상황 평가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망치(2.2%)를 상당폭 상회할 것"이라며 물가 상방 압력 확대를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당장은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유가 상승이 근원물가로 확산되거나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질 경우 연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총재 역시 "충격이 일시적일 경우에는 금리 조정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장기화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질 경우에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조건부 대응 가능성을 열어뒀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통화정책 경로는 제조업 공급망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 한 성장보다는 물가에 더욱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현재 환율이 크게 높아져 있고 경제주체들이 4년 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 고인플레이션을 겪은 만큼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민첩하게 바뀔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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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경제부 최민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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