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축용 임대주택 '꼼수' 빈축

정부, 비축용 임대주택 '꼼수' 빈축

문성일 기자
2007.08.26 11:00

제도정비 불투명, 우회적 방법동원‥현 정권내 추진위해 무리수

정부가 비축용 임대주택건설 시범사업과 관련, 제도 정비가 불투명하자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사업을 강행키로 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채산성이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현 정권내 사업 추진만을 목적으로 금융권과 건설업체들을 무리하게 끌어들이려 한다는 지적이다.

건설교통부는 주택시장 안정기조 정착을 명목으로 실시하는 비축용 임대주택건설 시범사업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추진키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시범사업 추진주체인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는 민간의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출자·융자 등으로 자금을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또 이를 통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이 자산관리회사로 하여금 민간 건설업체와 설계·시공·감리계약을 체결, 시범사업을 실시하게 된다.

앞서 이들 공기업은 파주 운정과 김포 양촌 등 수도권 7개 지구를 비축용 임대주택건설 시범사업지로 선정, 현재 기본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이번 건교부 방침에 따라 연내 사업승인을 거쳐 PF방식으로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주공이 추진하는 비축용 임대주택 시범사업지는 △수원 호매실 2460가구 △의정부 민락2지구 2385가구(이상 2개 단지씩) △파주 운정 1460가구 △오산 세교 1100가구(이상 1개 단지씩) 등 4개 지구, 6개 단지에서 모두 7405가구다.

토공은 △남양주 별내 1399가구(3개 단지) △고양 삼송 1080가구 △김포 양촌 1470가구(이상 1개 단지씩) 등 3개 지구에서 5개 단지, 3949가구의 비축용 임대주택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비축용 임대주택 건설 시범사업지 위치도
▲비축용 임대주택 건설 시범사업지 위치도

문제는 건교부의 이번 방침으로 이들 시범사업지 모두 PF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PF가 성사되지 않는 곳은 비축용 임대주택건설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

현재 PF 성사의 키를 쥐고 있는 금융권의 경우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국민연금공단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 사업장을 제외하곤 대체로 회의적인 시각이다. 무엇보다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아서다.

이는 건설업체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 계획에 따라 비축용 임대주택사업은 적어도 10년 이상 중장기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통상 3년여 소요되는 건설기간까지 포함하면 실제 투자기간은 13년이 넘는다.

막대한 사업비도 고민이다. 건교부가 예상하는 이들 시범사업지의 총 투입 예정비용은 2조7000여억원에 달한다. 1가구당 건립비는 택지비 1억600만원, 건축비 1억1800만원, 부대비 2500만원 등 모두 2억4900만원이다. 3.3㎡(1평)당 750만원을 조금 웃돈다.

이 같은 건설비용은 현재 임대주택을 짓는 민간건설사가 투입하는 비용이 3.3㎡당 300만~400만원 선이란 점을 감안하면 배 가량에 이른다. 더구나 민간기업의 경우 건립비용의 상당수를 국민주택기금에서 차입할 수 있는 반면, 비축용 임대주택은 업체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이처럼 장기간 건설과 임대를 거쳐 분양전환후 투입된 사업비용을 회수해야 하지만, 주택시장 자체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업 참여기업의 경우 회수시기 당시의 상황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등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업체 한 관계자는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사업에 나설 기업은 없다는 점에서 PF 성사 여부조차 불투명하다"며 "정부의 강요에 의해 사업에 나서더라도 일부 수익 보장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정부가 비축용 임대주택사업의 근거법인 임대주택법 개정안이 정치권 이견으로 국회에 계류되면서, 현 참여정부내 사업 추진 자체가 불투명하자 PF방식으로 내세워 '꼼수'를 부리는 게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비축용 임대주택이 10년짜리 공공임대와 성격이 비슷한데다, 주공과 토공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 제기로 임대주택법 개정안이 연내 정기국회 통과가 불확실하다는 판단하에 정부가 무리하게 사업 추진을 강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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