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부처 명칭 놓고 건교부·해수부 출신 기싸움

'국토부? 국해부? 토양부?'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중앙행정조직을 18부4처에서 15부2처로 축소 조정하는 과정에서 과거 건설교통부와 해양수산부를 통합한 '국토해양부'가 부처의 줄임 명칭 사용을 두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통상 중앙부처의 경우 길게는 5자인 명칭을 3자 정도로 줄여 사용해 오고 있다. 예컨대 이전까지는 건설교통부를 건교부로, 해양수산부는 해수부로 불렀다.
이 같은 줄임 명칭은 부르기도 쉬워야 하지만, 나름대로 부처의 기능과 업무를 고려하는 등 명분도 따라야 한다. 아직 개편 초기이긴 하지만, 두 중앙부처가 합쳐진 만큼 줄임 명칭을 둘러싸고 각 부처 출신 공무원간 보이지 않는 경쟁심리도 작용하고 있다.
건교부 출신은 "발음상 '국해부'는 '국회부'로 들릴 수 있다"면서 내심 주도권을 쥐고 있는 듯한 뉘앙스를 보였다. 반면 해수부 출신 공무원들은 "초기에 자리잡지 못하면 끝까지 끌려간다"는 불안감마저 내비치고 있다.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쪽은 건교부 출신 공직자들. 일부 고위직들은 청사 밖의 기자들까지 찾아 '국토부'로 불러달라고 요청할 정도다.
이에 대해 해수부 출신자들은 줄임 명칭에 기존 업무와 관련한 글자가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수부 출신 한 고위공직자는 "그동안의 관행을 고려하면 '국해부'로 불러야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자 '국토부'와 '국해부'가 혼용, 일반인들은 물론 부처 내부에서도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극히 소수의 의견이지만 '국토'와 '해양'의 뒷글자를 따 '토양부'로 하자는 주장도 있다. 부르기도 쉽고 인식하기도 좋다는 의미에서다.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자 국토해양부는 내부적으로 소속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물론 건교부 출신자들이 훨씬 더 많아 '국토부'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분위기다.
과거 1994년 12월 건설부와 교통부가 통폐합하면서, 직전의 건설교통부가 탄생했을 당시에도 '건교부'로 줄임 명칭을 사용하는데 적잖은 내홍을 겪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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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도 마찬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본업과 상관없는 기싸움 등으로 소모전을 펼칠 게 아니라 불합리한 정책을 손질하거나 기업과 시장의 건전성을 유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