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점검]조합 과도한 무상지분율 요구에 대형건설사 입찰 포기
최근 서울 강동구 일부 재건축 조합의 과도한 무상지분율 요구로 시공사 입찰 판도가 바뀌고 있다. 수개월동안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던 대형 건설사들은 입찰을 대거 포기하는 반면 중견 건설사들은 높은 무상지분율을 제시하는 등 공격 수주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체 사업보다는 재건축 사업에 적극 뛰어들었던 대형 건설사들은 재건축 조합의 요구가 과도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 대다수 전문가들은 최근의 무상지분율 논란이 향후 설계변경, 공사중단 등 사업지연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덕5·7단지 시공사 입찰 뚜껑 열어보니=지난 10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 5단지와 7단지. 5단지에는현대건설(148,800원 ▼11,100 -6.94%)과현대산업(27,500원 ▼800 -2.83%)개발, SK건설이, 7단지에는 롯데건설과풍림산업이 각각 재건축 시공사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고덕5단지에 입찰한 3개사의 무상지분율은 현대산업개발이 161%로 가장 높다. SK건설은 160%, 현대건설은 150%를 제시했다. 7단지의 경우 롯데건설이 164%, 풍림산업이 156%를 각각 무상지분율로 써냈다.
종전까지 이들 단지 시공사 후보로 유력했던 '빅5' 건설사 중 현대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4곳이 입찰을 포기한 셈이다. 재개발·재건축 시장 최강자로 꼽히는삼성물산건설부문과 GS건설을 비롯해 당초 고덕7단지 수주가 유력시됐던 대림산업도 시공사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반면 2000년대 중반 이후 재건축·재개발 수주에 미온적이었던 롯데건설, 대형건설사에 밀려 서울에선 재건축 시공 경험이 많지 않은 풍림산업 등이 명함을 내밀었다. 특히 풍림산업의 경우 유일하게 20위권 업체인데다 지난해 건설사 신용평가에서 C등급을 받아 워크아웃을 진행중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빅5' 텃밭 재건축 시장 판도 변화 이유는=대형 건설사들이 주요 재건축 사업장 입찰에 불참한 것은 무상지분율 때문이다. 무상지분율은 재건축 사업시 추가 분담금을 내지 않고 새 아파트로 옮겨갈 수 있는 평형을 기존 아파트 대지지분으로 나눈 비율이다. 무상지분율이 높을수록 분담금이 줄어드는 만큼 조합원들은 무상지분율을 높게 제시하는 건설사를 선호한다.
시공사 선정을 앞둔 강동구 일대에 때아닌 무상지분율 바람이 분 것은 지난달 두산건설이 무상지분율 174%를 제시해 고덕주공6단지 시공사로 선정되면서부터다. 주변 재건축 조합들은 고덕6단지를 예로 들며 건설사 입찰참여 조건으로 160~170%의 무상지분율을 요구하고 있는 것. 심지어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을 시공사로 정한 고덕3단지의 경우 오는 26일 임시총회를 열고 사업방식, 시공사 등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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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대형 건설사들은 사업을 포기하더라도 재건축 조합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건설사는 아예 사업소를 철수하기도 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들이 요구하는 무상지분율 160~170%를 맞추려면 일반분양가가 3.3㎡당 3000만∼3500만원은 돼야 한다"며 "부동산 경기가 장기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인데다 고분양가는 분양 참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입찰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강산 김은유 변호사는 "시공자가 제시하는 표면적인 무상지분율에 집착하기보다는 사업참여 제안서의 내면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며 "공사비를 절약하고 튼튼한 아파트를 시공하려는 건설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