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목표 분양률 달성까지 신규사업 부서 인력 파견…
# D건설사 사업부서에 근무하는 김모씨는 지난주 대구로 파견근무를 다녀왔다. 회사가 건설한 미분양 단지에 영업사원으로 차출된 것이다. 그는 1주일 간 미분양 현장에 파견돼 단지 홍보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수주 관련 일만 하다가 갑자기 미분양 영업사원으로 파견돼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급증하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수주나 다른 사업개발 부서의 인력을 활용해 '미분양 털기'에 나서고 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신규사업을 발굴하는 부서의 일거리가 줄어들자 이 인원을 활용하기 위해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중견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수주와 사업개발을 담당하던 직원들을 해당 건설사의 미분양 단지에 배치, 영업인력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워낙 수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부서에 할 일이 별로 없다"며 "그 인원을 놀리느니 영업이라도 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분양 단지에 투입된 인원은 해당 단지 인근에서 아파트 광고전단지를 돌리거나 인근 공인중개소를 찾아가 단지를 홍보하게 된다. 분양대행사가 주로 하는 일을 그대로 하는 것이다. 짧게는 1주일, 길게는 목표 분양률을 채울 때까지 부서 이동 후 근무하게 된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도 유휴 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모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좋지 않다고 신규 사업부서의 인원을 정리했다가 다시 시장이 활발해지면 난감해진다"며 "인원을 감축했다가 다시 충원하기 보다는 남는 인력을 분양에 투입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는 이익"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타부서 인원을 영업에 활용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충남 소재의 건설사에 근무 중인 허모씨는 "전문 분양대행사도 분양에 실패한 미분양 단지에 다른 업무를 보던 부서원이 파견돼 얼마큼이나 성과를 낼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사업부서원이 미분양 영업에 뛰어들지 않아도 되는 안정적인 건설사로 이직하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최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미분양 현황자료에 따르면 5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11만460가구로,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만 해도 4만9278가구에 이른다.